근검절약으로 잘 알려진 홍콩 청쿵(長江)그룹 리카싱(李嘉誠) 회장이 생후 4개월 된 손자를 키우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의 온라인판 인민망 등에 따르면 리카싱 회장의 둘째 아들인 리처드 리(李澤楷ㆍ42) PCCW(청쿵그룹 계열 정보통신회사) 회장은 22세 연하의 미녀 배우이자 가수인 이사벨라 룽(梁洛施ㆍ20)과의 사이에 4월 26일 아들을 얻었다.
리 회장은 손이 귀한 집안에서 오랜만에 생긴 손자에게 창즈(長治)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은 물론 거액의 양육비를 쏟아 부으며 '빌리언 달러 베이비(억만장자 아기)'로 키우고 있다.
리창즈의 육아 담당만 해도 경호원 5명, 전문 보모 4명, 식사를 준비하는 영양사 1명 등 모두 10명이다. 이들의 월급은 10만 홍콩달러(약 1,600만원)로 홍콩 직장인에게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근무 태도에 따라선 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
이들을 선발한 리카싱 회장의 집사는 후보의 얼굴상이 리카싱 일가와 상극을 지지 말아야 하고, 본인과 가족 모두 불미스런 일이나 전과 기록이 없어야 하며, 최고 수준의 직업소양을 갖췄는지를 평가했다. 후보의 경력은 물론 관상과 풍수까지 본 것이다.
그러나 근무 수칙을 한 차례 위반하면 일당이 공제되고, 두 번째 위반하면 바로 해고되는 등 근무 조건이 엄격하다. 영양사로 일했던 한 여성은 홍콩 언론에 "하루 종일 눈을 뗄 수 없고, 젖먹이를 만져야 할 경우 매번 전신 소독을 했다"고 폭로했다.
보모는 아기가 울음을 터트리면 즉각 뛰어가 달래야 하고, 이를 제대로 못하면 벌금을 물고 있다. 경호원들은 가족과 보모를 제외한 누구도 아기를 안을 수 없도록 막으라는 지시를 받고 있다.
이 여성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2개월 만에 그만뒀다. 지난해 미국 포브스 선정 세계 부호 16위에 오른 리카싱 회장은 자수성가한 부호로 유명하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