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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팔까 살까…" 생각하는 사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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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팔까 살까…" 생각하는 사람 많다

입력
2009.07.3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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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신모(30)씨는 2007년 10월 거치식으로 국내 등 아시아지역에 투자했던 펀드 500만원 중 300만원을 지난달 말 환매했다. 가입당시 1,900을 오갔던 코스피지수가 최근 1,500선을 회복하면서 손실이 조금이나마 만회(-15%대)됐기 때문. 그는 "주가가 더 오를 거란 전망이 많아 당장 필요한 금액만 빼고 나머지는 좀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했다.

#주부 최모(46)씨가 2년 전부터 다달이 부은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올 초 -47%에서 최근 -18%로 올랐다. 여전히 손실 상태지만 수치만 따지면 30%가까이 오른 것이라 고민이 생겼다. 그는 "하반기까지 두고 볼 참이지만 원금만 회복되면 바로 환매해 부동산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활기를 띠자 펀드환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오랜 장고 끝에 1,500을 뚫자 2년 가까이 억눌렸던 차익실현 욕구가 터져 나온 셈. 실제 펀드붐이 일었던 2007년 가입한 투자자는 원금회복은 아니더라도 손실을 꽤 만회했고, 가입 후 1년 정도 지난 투자자는 서서히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투자시점에 따라 '원금까지 건지느냐', '좀더 추가수익을 내느냐'라는 고민을 할 타이밍이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펀드통(痛)'을 심히 앓은 투자자들이 인내보다 탈출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다시 고개 드는 펀드런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적립식펀드 판매잔액(77조8,960억원)은 전달에 비해 120억원 감소했다. 적립식펀드의 판매잔액이 2년3개월 만에 줄어든 것이다.

일시에 돈을 넣다 빼는 거치식과 달리 적립식은 다달이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잔액이 늘면 늘었지 웬만해선 줄지 않는 게 보통. 적립식 판매잔액이 감소했다는 건 펀드환매 행렬이 그만큼 거세다는 의미다.

국내 주식형펀드(공모형)의 전체자금 감소추세도 심상치 않다. 30일까지 6,000억원 가량(ETF 제외)이 빠져나갔다. 1,400고지를 밟아 '증시과열' 논란이 일었던 5월(9,677억원 감소) 이후 최대다. 머니마켓펀드(MMF)를 포함한 거치식펀드의 판매잔액도 300조원대를 회복한지 4개월 만에 200조원대(6월말 기준 290조6,760억원)로 내려앉았다

이 때문에 펀드런(Fund-runㆍ펀드 대량환매) 우려도 스멀스멀 피어 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두 달 넘게 박스 상단(1,440)에 갇힌 원인 중 하나도 대량환매가 예상된 탓이었다. 전망대로라면 1,440을 훌쩍 넘어 1,530대(30일 현재)에 올라섰으니 차익실현 환매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펀드런은 자칫 '개인의 대량환매→운용사의 주식 대량매도→주가 급락→다시 대량환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섭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펀드환매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규모가 아직은 적고, 외국인의 수급도 탄탄하다는 것이다. 김순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루에 1,000억원 이상 빠질 때를 보통 펀드런이라 부르는데 현재는 일 평균 500억원 수준이라 정상적인 차익실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빼내간 펀드자금을 외국인이 메워주는 형국"이며 "하반기 실적장세에서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게 받쳐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 팔까, 살까

펀드환매 행렬에 동참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조언이다. 환매든, 가입이든 새로운 전략을 짤 시점은 3분기 이후라는 것이다. 굳이 환매를 해야겠다면 부분환매를 권했다.

먼저 펀드 보유자라면 ▦거치식은 부분 환매를 하고 조정 후 재투자하는게 낫고 ▦적립식은 계속 보유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서경덕 연구원은 "1,200~1,300대에 투자했다면 지금 환매해도 괜찮지만 1,600이상에서 들어갔다면 3분기 최고점을 찍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환매하라"고 조언했다.

신규가입을 노리는 투자자는 오히려 3분기 꼭지 이후 조정을 기회로 잡으라고 했다. 물론 지금 사도 괜찮다는 의견도 많았다. "거치식보다 적립식, 혹은 분할매수로 접근하면 조정이 오더라도 큰 무리가 없고, 아직 상승이 부담스럽지 않아 추가수익도 기대"(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원), "이제야 경기가 저점을 통과한 국면이니 적립식은 중장기적으로 유효하다"(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는 것이다.

투자할 펀드 유형은 해외보다 국내를 주로 권했다. 김후정 동양종합증권 연구원은 "세금문제가 불확실한 해외펀드보다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 증시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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