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은 30일 충남 금산의 한 농가에서 깻잎 포장 봉사활동을 했다. 나흘째 농촌봉사활동이다. 내달 2일까지 금산과 전남 순천에서 이런 자원봉사를 계속한다.
이 전 의원은 요즘 진로를 놓고 고민 중이다. '정중동' 속에 자신의 정치적 복귀 행보를 어떻게 할지를 깊이 생각하고 있다. 그는 애초 9월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중심무대로 돌아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지금도 이를 선호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한 측근은 "이 전 의원은 이명박정부 성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일단 당에서 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길을 택하기가 쉽지 않다. 9월 전대론이 점점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가 이 전 의원을 경계해 전대에 반대할 뿐 아니라 친이계 내부에서도 조기 전대 반대론이 있다. 특히 최근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친이재오 성향 의원들이 밀었던 전여옥 의원이 친박계와 중립파의 지원을 받았던 권영세 의원에게 패하면서 이 전 의원도 간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9월 전대를 통한 당 복귀' 시나리오가 점점 힘들게 된 형국이다.
이 때문에 '입각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당 복귀를 위한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면 내각에 참여해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말은 친이계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 많이 나온다. 하지만 정작 이 전 의원 본인은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 전 의원은 얼마 전 "입각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측근도 "입각은 본인이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판단하실 일"이라고 전했다. 물론 상황 변화에 따라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전 의원이 어떤 식으로 정치에 복귀할지 아직은 점치기 어렵다. 그의 바람대로 9월 전대가 이뤄질지, 입각을 하게 될지, 아니면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 전 의원에게는 뜨거운 여름이 될 것 같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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