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29일 임시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로 첫 출근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전 9시45분께 청사 정문에서 하차한 뒤 현관까지 걸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감회가 새로워서 걸어 올라와 봤다"고 말했다. 서울지검에서 형사부장을 지낸 후 처음 청사를 찾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지만, 총장에 내정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검찰이) 새 길을 가야 하는데, 구상이야 있지만 후배들 얘기도 들어보고 구체화해서 새로운 방안을 얘기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건물 자체(검찰청사)가 권력의 상징 아니냐. 권력이란 것을 왜 검찰에 주었나를 생각해야 한다.
휘두르라고 준 것은 아니고 범죄와 싸워 국민을 보호하라고 준 것"이라며 "범죄와 외롭게 싸우는 게 검찰인데, 권력과 권한을 갖고서 하다가 실패했다. 국민의 사랑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30일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 운영 원칙 등을 밝힐 예정이다.
검찰은 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이날 한명관 대검 기조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청문회 준비단을 구성했다. 검찰은 천성관 전 총장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비판을 감안한 듯 준비단을 총괄ㆍ자료제출팀, 신상팀, 리허설팀, 비전팀의 4개팀으로 세분했으며 대검 소속 부장검사급 간부들이 팀장을 맡도록 했다.
올 3월 23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한 김 내정자는 청와대 검증과정에서 요트와 승마 등'귀족 스포츠'를 즐기고, 미스코리아 출신들과 어울린다는 루머가 돌아 논란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 측은 "부산고검장 시절 5주간 1인용 요트를 배웠고 대전고검장 때 대전시장의 권유로 시에서 운영하는 승마장에서 1만원권 티켓 20장을 끊어 배운 게 전부"라며"미스코리아 루머도 대전고검장 시절 지역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이미 검증을 철저히 했다"며"100% 백옥 같지는 않겠지만 작은 흠은 있어도 큰 잘못은 없으며 당당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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