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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호아시아나 수습 우리 경제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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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호아시아나 수습 우리 경제에 중요하다

입력
2009.07.3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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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 일가인 박삼구 회장과 화학부문 박찬구 회장이 동반 퇴진했다. 대우건설 매각 및 경영권 승계 문제로 빚어진 형제 간 갈등의 결과다. 63년 역사의 호남 대표기업이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자업자득인 측면이 크다.

우선 3년 전 6조4,000억원을 주고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 자체가 과욕이었다. 당시 금호는 재무적 투자자들에게서 3조5,000억원을 지원 받으면서 풋백옵션 계약을 맺었다. 올해 말까지 주가가 일정 가격에 미달하면 4조2,000억원을 들여 투자자들의 주식을 되 사주기로 한 것이다.

연 9%의 복리로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격이다. 인수 당시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빚이었는데, 설상가상으로 금융위기까지 겹쳤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호는 대우빌딩 등을 팔아 기업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렸다. 무리한 기업 확장이 화를 자초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결국 오너 형제가 퇴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당장 그룹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29일 금호 관련주들은 동반 하락했다. 박찬구 회장이 이사회의 해임 결의에 불복해 법적 대응이나 지분경쟁에 나설 경우 대우건설 등 주요 자산의 매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우리 경제는 지금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까지 함께 묻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재정이 또 들어가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 서열 8위(공기업 제외)의 대기업인 금호의 구조조정이 장기화한다면 나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금호는 형제 경영의 전통을 이어온 기업이다. 다른 그룹과 달리 형제 간 갈등도 없었고, 기업 이미지도 나쁘지 않았다. 한때의 과욕이 초래한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오너 형제들의 자중지란은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그것이 3년 전 선포한 '아름다운 기업'이라는 슬로건에도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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