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경영권 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년과 벌금 3,000억원이 구형됐다.
29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창석) 심리로 열린 이 전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조준웅 특별검사는 "특수관계인에게 재산상의 이득을 제공하고 경영권을 승계할 목적으로 시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삼성SDS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이학수 전 부회장, 김인주 전 사장에게는 징역 4년, 김홍기 전 삼성SDS 대표이사와 박주원 전 삼성SDS 경영지원실장에게는 징역 3년이 구형됐다.
특검은 삼성SDS의 BW 적정가격을 당시 비상장주식의 장외거래 가격이나 서울행정법원에서 인정된 가격을 근거로 주당 5만5,000원으로 산정하고, 삼성SDS의 손해액(이 전 회장의 배임액)을 1,539억원으로 추산했다.
특검은 "다른 방식으로 계산하거나 아무리 낮게 잡아도 1주당 1만6,500원이 넘는다"며 "이 경우 손해액은 최소 300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손해액이 50억원 미만이라고 보아 면소 판결한 1심 판결에는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법원은 BW 헐값 발행을 무죄로 본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BW 적정가를 다시 산정하라"며 이 사건을 서울고법에 환송했다,
이 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책임은 모두 저에게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은 후하게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 열린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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