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증상으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치료를 받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치료 장기화에 대비해 기관 절개 수술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측은 이날 "오후 4시15분 기관 절개술을 시행했으며, 수술은 30분 만에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기관 절개술은 갑상선 밑 목 부위의 기관을 절개한 뒤 그곳으로 호흡기 튜브를 삽입하는 것이다. 이는 목에 관을 삽입한 환자들에 대한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고, 성대 압박 등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행해진다. 통상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2~4주 이상 장기 부착할 경우에 시술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수술 후 마취에서 바로 깨어나 의식이 뚜렷한 상태이고 체온, 혈압, 호흡 등 신체활력지수도 정상 범위에 있다"고 전했다.
이날 지역구인 목포를 방문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이 인공호흡기를 오래 착용하고 있어 다소 스트레스를 받아 왔는데, 이번 수술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이 위독하시다면 내가 자리를 비우고 지역에 내려왔겠느냐"고 항간의 위독설을 일축했다.
김 전 대통령은 13일 폐렴 증세로 입원한 뒤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상태가 호전돼 19일에는 인공호흡기를 뗐고, 22일에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23일 오전 폐색전증이 발병돼 다시 집중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채 치료를 받아왔다.
병원 측은 "김 전 대통령이 그 동안 신장 투석을 받아왔고,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던 점을 고려, 병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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