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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암은 온건 상식주의적 민주주의자" 50주기 맞아 재조명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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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암은 온건 상식주의적 민주주의자" 50주기 맞아 재조명 토론회

입력
2009.07.3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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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이자 제헌의원을 지낸 죽산 조봉암(1898~1959)이 사망한 지 31일로 50주기가 된다.

조봉암은 해방공간의 혼란기에서 인권과 사회적 시장경제를 주장한 혁신적 정치지도자였지만, 간첩으로 몰려 1959년 7월 31일 사형당했다. 50주기를 맞아 그의 사상과 정치적 역할을 재조명하는 토론회 '조봉암, 건국의 주역인가 간첩인가'가 29일 사회민주주의연대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헌법 제정 과정에서 조봉암의 발언을 바탕으로, 한국 민주주의사에서 조봉암의 의미를 짚었다. 조봉암은 헌법 제2조(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인민' 대신 '국민'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완고하고 고루한 생각에서 나온 불비와 보수성"이라 비판했다. 박 교수는 이를 "무국적자나 외국인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더욱 시급하게 요구되는" 선구적 시각으로 평가했다.

노동권에 있어서도 조봉암은 "노동자의 최저생활의 확보를 위한 인금 인상과 후생시설의 촉진, 사회보험제도의 실시, 노동시간 제한, 기업체에 대한 노동자의 발언권 획득" 등을 주장했다.

정치제도에서는 국회의 비준동의권, 탄핵소추권 강화 등을 주장했는데 이는 현행 헌법에서도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박홍규 교수는 "보수에 대립한 진보가 아니라, 극우 보수에 대립한 온건 상식주의적 민주주의자"로 조봉암을 규정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초대 농림부장관을 지낸 조봉암의 농지개혁을 조명했다. 전 교수는 1950년대 초 농지개혁이 가능했던 배경을, 농지 불하를 통해 공산주의를 막고자 한 미국의 의도와 북한의 전격적인 토지개혁으로 파악하면서도 "한국을 단번에 '지주의 나라'에서 '소농의 나라'로 변모시킨 엄청난 개혁을 성공시킨 중심에 조봉암이 있었다는 사실은 한국 현대사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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