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이 광우병과 같은 방식으로 손상 부위가 확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 의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는 건국대 의대 이혜진 교수,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엘리에저 마슬리아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일부 뇌 영역에서 시작된 뇌 질환이 변성된 단백질의 신경세포간 전파에 의해 여러 뇌 부위로 확대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노인성 치매나 파킨슨병 등 뇌 질환의 체내 진행 원리가 광우병 등 프리온(prion)병과 유사하다는 것을 밝힌 획기적 성과로 퇴행성 질환의 진행 원리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이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이날자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게재됐으며 8월 4일자 인쇄판에도 실릴 예정이다. 학술원회보는 이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해 프리온의 전파 원리를 규명해 199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스탠리 프루시너 교수의 해설과 주석을 함께 실어 학계에 상세히 보고할 계획이다.
노인성 치매와 파킨슨병을 포함한 퇴행성 뇌 질환은 60, 7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론은 신경세포에 있는 특정 단백질의 구조적 변성과 응집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결국 사멸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변성 단백질을 손쉽게 검출하고 변성 단백질이 다른 세포로 이동하는 과정을 차단하는 방법 등을 통해 향후 뇌 질환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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