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문학을 포함한 한국학 연구의 현황을 살피고 한국학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학술대회 '한국학의 국제화와 우리 어문학'이 29~30일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에서 열린다. 순천향대 인문과학연구소와 우리어문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학자 30여명이 참여, 한국학이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를 고민한다.
전성운 순천향대 교수(국어국문학)는 "한국학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한국학의 교환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외국인에게 한국학이 매력적인 접근 대상이 되기 위해" 필요한 교환가치 제고 방안으로 '한국문화 블록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문화를 향수하는 인구 집단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게 되면 한국 문화는 자생적 전파력을 지니게 된다"며 "한류의 지속 가능성이 확인되는 지역, 나아가 한국어가 '링구아 프랑카'(세계 언어)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육성ㆍ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학의 교환가치를 가늠할 결정적 요소로 전 교수가 지적하는 것은 '인구 요소'다. 그는 "한국학의 세계화는 한국인에 의해 이뤄질 수도 있지만 외국 학자에 의해서도 가능하다"며 "국제어 혹은 광역소통어가 가능한 한국학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모호하게 인식되고 있는 '한국학'의 개념과 범주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한국을 학적 대상으로 타자화함으로써 체계성과 엄밀성을 지닌 학문 분야가 돼야 한다"며 "국학(National studies)이 아닌 한국학(Korean studies)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상에 대한 소개와 인상적 비평이 주가 되는 피상적 학문이 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르스 훌톤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대 교수는 '한국계 디아스포라 문학'이라는 발제를 통해 한인 디아스포라(이산) 문학의 변천사를 고찰한다. 훌톤 교수는 강용흘, 김은국, 이미륵 등 재미 작가들을 예로 들며 "식민지 시대의 고통과 분단, 4ㆍ19혁명 등의 정치적 격변에 따른 이산과 문화적 충돌을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신채호의 '민족' 개념을 동아시아적 맥락 속에서 살핀다. 그는 "신채호의 종족주의적 민족관 형성에는 일본과 중국을 통해 수용된 서구 민족주의가 바탕이 됐다"며 "인종주의에 기초한 민족 관념은 당시 동아시아 지식인들에게 공통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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