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모(34ㆍ여)씨는 며칠 전 메신저 쪽지를 받았다. 메신저 쪽지란 휴대폰 문자처럼 상대방에게 간단한 메모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 상대방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 않거나 당사자가 계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주로 사용한다.
지인 명의로 전송된 쪽지는 '급히 돈을 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메신저에는 마침 발송자가 접속돼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물을 수 없었다. 의아하게 여긴 최씨가 발송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쪽지 피싱'이라는 사기였다. 그날 최씨 주변 사람들 중에는 쪽지 피싱에 속아 돈을 보낸 사람들도 있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쪽지 피싱이 급격히 늘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보이스 피싱이나 메신저 피싱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사기꾼들이 쪽지 피싱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타인의 메신저 아이디를 도용해 벌이는 쪽지 피싱은 쪽지로만 전달돼 바로 상대방을 확인하기가 곤란하다. 또 피해자가 당장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 않아도 메일처럼 인터넷에 접속하면 보게 되므로 피해자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온' 메신저 등은 메신저가 아닌 웹 사이트에서도 쪽지를 보낼 수 있어 쪽지 피싱을 위한 해킹 대상이 된다. 따라서 PC방에서 웹 사이트를 이용해 쪽지를 보낸 뒤 그냥 나오면 쉽게 메신저 아이디를 해킹 당하게 된다.
이에 따라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날부터 메신저 피싱 방지를 위한 메신저 비밀번호 변경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피싱 방어 기능이 내장된 최신 메신저를 내놓았으며, 인터넷뱅킹에서 사용하는 1회용 비밀번호 제도도 9월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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