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고 있는 2009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화두는 단연 '최첨단 전신수영복'이다. 경영 경기 첫 날부터 6개의 세계신기록이 작성된 반면, 반신수영복을 고집한 박태환(20ㆍ단국대)은 자유형 400m에서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는 폴리우레탄 소재의 전신수영복을 입고 공식기록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세계수영연맹(FINA)이 최첨단 폴리우레탄 소재의 수영복을 내년부터 국제수영대회에서 전면 퇴출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이언 소프(호주)가 2002년 작성한 남자 자유형 400m 세계신기록(3분40초08)이 7년 만에 파울 비더만(독일ㆍ3분40초07)에 의해 깨졌다. 9년 동안 묵어왔던 여자 접영 100m 세계신(56초61) 역시 최첨단 수영복을 입은 16세 소녀 사라 요스트롬(스웨덴ㆍ56초44)이 갈아 치웠다.
AP통신은 "박태환이 최근 시장에서 가장 빠른 수영복이라고 여겨지는 제품이 아니라 옛 수영복을 입고 나와 그 대가를 치렀다"며 부진의 원인으로 수영복을 지목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전신 수영복에 대해 "어깨 부분이 조이고 걸려 (나한테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었다.
전신수영복을 거부한 박태환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27일(한국시간) 로마 포로이탈리코 메인풀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6초53의 기록으로 전체 8위를 차지했다. 16명이 겨루는 준결승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자신의 최고기록(1분44초85)에 1초68이나 뒤지는 저조한 기록이다.
전날 자유형 40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파울 비더만(독일)이 1분45초30으로 또다시 예선 1위를 차지했다. 이 부문 세계기록(1분42초96) 보유자인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도 2위(1분45초60)로 무난히 준결승에 올랐다.
박태환은 경기를 마친 뒤 "이번 대회에 나온 상위권 선수 중 나만 반신수영복을 입는 것 같다"며 "이번 대회를 마치고 1년 정도 편하게 훈련하면서 전신수영복을 몸에 맞춰보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국제 대회에서 퇴출되는 전신수영복은 폴리우레탄 소재로 제한된다.
한편 박태환은 이날 발표된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 스타트 리스트 결과 4조 3번 레인에서 경기를 펼치게 됐다. 3조에는 라이벌 장린(중국)이 5번 레인에 배정돼 두 선수는 예선부터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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