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3년에 해당하는 벌금은 얼마일까.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원 이하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는 법률 253건을 분석한 결과, 법률에 따라 징역 3년에 상당하는 벌금이 10만원(부재선고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서 3억원(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 등 3건)까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법률 제정 이후 화폐 가치와 국민소득 수준이 올라간 것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징역형과 벌금형의 양형이 비례하지 않아 부패 범죄 등에 대해 사회 통념보다 훨씬 낮은 벌금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예컨대 2003년 모 오케스트라 대표는 교부금 5,000만원을 횡령했으나 겨우 벌금 200만원에 처해졌다. 보조금 예산과 관리에 관한 법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독점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법엔 '직무상 알게 된 사업자 등의 비밀을 누설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고, 외국환거래법엔 '외국환거래의 비밀보장을 위반해 정보를 누설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는 등 비슷한 범죄 행위라도 법률에 따라 벌금 액수가 들쑥날쑥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징역형에 상응하는 벌금의 경제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벌금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며 "'징역 1년 이하는 1,000만원 이하, 2년 이하는 1,000만~2,000만원, 3년 이하는 2,000만~3,000만원' 식으로 통일된 규정을 마련하도록 각 부처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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