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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경제학, '골드라인 효과' 강남 백화점 매출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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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경제학, '골드라인 효과' 강남 백화점 매출 27%↑

입력
2009.07.2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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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개통된 서울 지하철 9호선은 '황금노선' 또는 '골드라인'으로 불린다. 노선이 '금색'으로 표시되는데다, 서울의 중심 상권인 강서와 여의도, 강남을 30분 만에 관통하기 때문이다. 실제 9호선 역사 주변의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 백화점, 편의점, 호텔 등은 요즘 '골드라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골드라인' 9호선이 강남과 여의도 상권에 몰고 온 지각변동을 살펴본다.

역세권 부동산가격 뜀박질

지하철역 개통은 부동산 시장의 가장 확실한 개발 호재의 하나. 이미 9호선 개통역 주변을 중심으로 매매 호가와 전셋값이 뜀박질을 시작했다. 등촌역 인근 주공아파트 단지는 최근 1주일 새 500만~1,000만원 올랐고, 노량진역과 흑석역 인근 지역도 뉴타운 개발호재까지 업으며 입주를 앞둔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5,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전셋값도 9호선 주변이 제일 강세다. 강남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가양ㆍ등촌ㆍ염창ㆍ노량진ㆍ흑석역 역세권 아파트 단지의 100㎡(30평)대 전세 물건들은 연초에 비해 적게는 3,000만원, 많게는 7,000만원 이상 치솟아 전세대란의 우려까지 낳을 정도다.

넓어진 강남 상권

강남 상권은 이제 더 이상 강남 지역민에 국한되지 않는다. 9호선 6개 환승역을 통해 쉽게 강남권 백화점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9호선 특수'는 개통 후 첫 주말을 맞은 역세권 백화점 매출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2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9호선 개통일인 24일부터 주말인 26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7%나 늘었다. 강서권 고객이 대거 유입되면서 구매고객수도 1주일 전과 비교해 9.7%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는 이점 때문에 기존 강남권 수요층 외에 강서권과 강북권 고객들까지 유입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고객층을 동작구와 영등포, 여의도 일대까지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 특수 기대

글로벌 경기침체와 신종플루 사태로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호텔업계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중국과 일본 등 단거리 국제선 이용 관광객들의 특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JW메리어트와 리츠칼튼, 노보텔앰배서더 강남 등 9호선 역세권 호텔들은 9호선 개통 이전부터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김포공항과 여의도, 강남을 연결하는 9호선은 강남권 특급호텔의 관광ㆍ비즈니스 분야 매출을 올려 줄 수 있는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객수송 판도에도 큰 변화

철도와 도로교통 중심의 서울-지방 간 여객 수송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의 이동 시간이 30분으로 단축되고 공항 접근성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KTX 등 기존 철도와 도로교통을 이용해온 상당수 여객 수요가 국내선 항공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개통이 며칠 되지 않아 당장 항공 수요가 증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공항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만큼 일정 부분 철도와 도로 여객 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적자노선인 국내선 운항에도 다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서비스의 전국화

9호선 개통은 '전국구' 병원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9호선 역세권에는 유명 대학병원인 이대목동병원(신목동역)과 중앙대병원(흑석역)이 위치한다. 상대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취약한 지방 환자들이 항공편을 이용해 김포공항에 내리거나,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할 경우 이들 대학병원까지 10~30여분이면 닿을 수 있다. 편리해진 1일 치료권이 형성되는 셈이다. 이들 병원도 지방환자 유치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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