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을 향해 헬기를 이용, 시위 진압용 최루액을 투척해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27일 오전 11시 점거 농성 중인 평택공장 제2 도장공장 옥상에서 사측의 성실 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노조는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를 이날 오전 9시께 공장 정문에서 상시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에 휴대폰을 통해 알렸다.
그러나 경찰이 기자들의 공장 진입을 허용하지 않자 노조는 제2 도장공장 옥상에서 정문 쪽으로 회견문을 날려보냈다. 이어 확성기를 켜고 "대화를 거부해 회사가 파산하면 책임은 모두 회사와 정부에 있다.
진압을 중단하고 평화적 해결에 나서라"는 내용의 회견문을 낭독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평화 구역을 설정, 대화기간 동안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고 노조원들의 신변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측에 제안했다.
경찰은 노조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동안 약 30분간 헬기를 제2 도장공장 옥상 상공에 띄워 노조 측의 회견 진행을 사실상 방해했다. 회사측도 확성기로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고 음악을 틀어 노조의 회견문 낭독에 맞섰다. 경찰은 특히 11시10분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노조원들을 향해 헬기에서 시위 진압용 최루액 10여개를 투척했다.
쌍용차 노조 가족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기자회견을 하는 과정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한 적이 없는데도 경찰이 시위 진압용 최루액을 투척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과잉 대응으로 평화적 사태 해결 의지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기자회견 사실을 사전에 통보 받지 못했으며 헬기는 일일 비행 예정 시간에 비행한 것일 뿐"이라며 "공장 옥상에서 확성기로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정식 기자회견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원유철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송명호 평택시장은 이날 쌍용차 공장을 방문해 '선 조업 후 협상'을 제안했다. 원 의원과 송 시장은 "노조와 사측이 정리해고를 놓고 서로 명분 쌓기에 급급해 사태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일단 정상조업이 선행된다면 노사 모두가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권단 및 법원을 설득하기도 쉬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중협상기간을 설정, 이 기간 동안 노조원들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고 신분도 보장해 쌍용차 사태를 함께 해결토록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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