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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국이다] <10> 글로벌 브랜드 도약 거점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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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국이다] <10> 글로벌 브랜드 도약 거점 확보하라

입력
2009.07.2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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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배고프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롯데백화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北京)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에 매장을 설립했다. 이로써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점 오픈 이후 지금까지 해외진출을 확정 지은 곳만 톈진(天津)점, 베트남 하노이점 등 4개에 달한다.

물론 롯데의 발 빠른 해외진출에는 이유가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의 국내 매장 수는 25개. 아울렛과 영플라자를 합치면 모두 30개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700억원으로, 이미 매출기준 세계 10대 백화점 반열에 오른 상태다.

국내에는 더 이상 경쟁상대가 없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국내 백화점 업계는 이미 성숙기를 지나 과열경쟁 및 포화상태에 달해 성장률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소비재 소매 판매 총액이 10조8,448억위안(1,979조원), 도ㆍ소매 판매액은 9조1,199억위원(1,664조원)에 달했다.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수치이다.

중국 소매시장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고, 특히 백화점의 연간 성장률은 20%대에 달한다. 상류층에 의한 고급소비 수요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대 홍보팀장은 "롯데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그룹 내에 형성돼 있다"며 "사활을 걸고 중국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런 연유"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이 중국 진출을 위해 택한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이다. 이를 위해 중국 현지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외국기업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문을 연 '베이징점'은 중국기업인 인타이(銀泰)그룹과 50대50 조인트벤처를 통해 이뤄졌다. 백화점 상호는 중문으로 '낙천은태백화(樂天銀泰百貨)', 영문으론 'Intime-Lotte Department Store'이다. 낙천은 롯데의 중국명칭.

베이징점은 지하 4층~지상 8층 규모에 연면적 8만3,400㎡(2만6,000평), 영업면적 3만6,060㎡(1만1,000평). 중ㆍ상류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진열 상품을 고급화하고 내ㆍ외관을 고품격 시설로 꾸며, 인근 중국 백화점과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에 롯데백화점의 강점인 멤버십 마케팅과 서비스 노하우를 적용, 우수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점 관계자는 "많은 고객을 상대하기보다는 고객의 질을 중시하는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어 1인당 객단가가 큰 편"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대중성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확대 전략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목표는 향후 5년 내 중국 전역에 1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하는 것. 이를 위해 베이징, 톈진, 선양,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정하고, 각 도시나 주변도시를 묶어 점포 2~3개를 한꺼번에 여는 '집중화 전략'을 세웠다. 이는 여러 도시에 분산 진출하는 것보다 바잉파워(Buying Power)나 마케팅 전략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

롯데 만의 단독매장 진출도 이뤄진다. 2011년 문을 여는 '톈진점'이 대표적이다. 롯데가 100% 출자한 낙천상업관리(텐진)유한공사(樂天商業管理(天津)有限公司)'가 사업을 진행하며, 상호는 '낙천백화(樂天百貨)'를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의 중국진출은 국내 기업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국 브랜드의 중국시장 진출 및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교두보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베이징점에는 진도(모피), 해지스, 라인, 쉬즈미스, 쿠아 등 70여개 한국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독자적인 중국진출의 부담을 덜고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백화점의 파워를 십분 활용한 케이스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와 같은 동양 문화권에 속해 있고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고 있다"며 "유통업체가 중국인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브랜드들을 모아 진출할 경우 조기 안착 가능성이 높은데, 롯데백화점이 바로 그 선봉에 서있다"고 평가했다.

롯데백화점 박금수 해외사업부문장은 "글로벌 초우량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특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되는 중국을 브릭스 진출전략의 거점으로 삼아 롯데의 이미지 제고에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 롯데 100%투자 톈진점 정윤성 점장

"백화점은 '문화(文化)'다. 하지만 대다수 중국 백화점들은 지금껏 문화보다는 수익성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롯데는 중국에서 진정한 소비문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그 문화 속에 중국인 누구나 감동할 수 있는 종합서비스 패키지를 담을 생각이다."

롯데(樂天)백화점 중국 톈진(天津)점의 정윤성(45) 점장은 문화와 종합서비스를 주요 사업 목표로 제시했다. 롯데백화점 톈진점은 롯데가 100% 투자해 중국에 진출하는 1호 백화점.

지난해 8월 베이징(北京) 중심지인 왕푸징(王府井) 한복판에 중국 유통업체 인타이(銀泰)와 50대50으로 롯데인타이(樂天銀泰)백화점을 열었지만, 이는 롯데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준비하기 위한 파일롯 케이스였다. 롯데백화점의 100% 자본으로 중국에 단독 진출하는 것은 톈진점이 처음이다.

2011년 4월 문을 열 톈진점은 톈진시 최고 상권인 동마루 런헝하이허(仁恒海河)광장 주변의 대규모 복합단지에 백화점 공간을 임차해 출점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홍콩계 신세계(新世界)백화점과 말레시아계 팍슨(Parkson) 등 외국계 백화점 중심의 중ㆍ고급 상권으로, 현재 대단위 고급주택 복합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정윤성 점장은 "국내에서 축적한 유통 노하우에 베이징점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을 접목해 톈진점을 주변 백화점과 차별화한 고급백화점으로 꾸밀 계획"이라며 "한국의 높은 서비스 수준과 타깃 마케팅을 바탕으로 현지 고객 특성에 맞는 매장 구성과 상품 구색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현지화와 차별화 전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한 고객조사와 상권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그 동안 갖고 있던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머리를 비우는 작업'부터 시작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비스의 출발인 겸손과 배려를 바탕으로 무(無)에서 출발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겠다는 각오다.

톈진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진출한 경제특구 빈하이(濱海) 신구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16.7%의 경제성장률로 중국 1위를 기록할 만큼 고속 성장하고 있는 연해도시이다.

정 점장은 "이런 높은 성장률을 토대로 주민들의 생활수준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아직은 대다수 여성이 색조화장을 즐기지 않고 자전거 이동인구가 20%에 달하는 등 당장은 소비 측면의 매력이 떨어지지만, 중장기적으론 소비문화에 대한 욕구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남은 기간 현지화와 차별화, 철저한 고객관리의 3박자를 갖춰 문화가 있는 종합적인 백화점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중국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10년 후를 바라보는 중장기적인 접근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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