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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휴게소의 맛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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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휴게소의 맛 2

입력
2009.07.2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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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돌아가는 호두과자 레일을 한참 내려다보았다. 자동화되었지만 왠지 고장이 날 것처럼 어수룩한데 별 실수 없이 삐걱거리며 잘 돌아간다. 날이 더워 찾는 이가 줄어서인지 6구 중 두 구에만 반죽이 부어진다. 굽는 개수까지 조절되는가 보다. 예전엔 호두 조각이 따로 떨어졌는데 그 공정이 아예 생략되었다. 팥앙금 속에 섞여 있겠지. 삐걱삐걱. 뒤에서 서 있던 한 아주머니가 한숨 쉬듯 한 말씀 하신다. "호두과자도 돌고 우리 인생도 돌고!" 그 말씀을 듣고 보니 나도 제법 돈 듯한 느낌이다.

어느 한 시절 팥앙금처럼 달콤했던 시절도 있었으리라,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우리나라 휴게소란 휴게소에는 빠짐없이 호두과자가 있다. 틀 모양도 조금씩 달라 6구짜리도 있고 4구짜리도 있다. 호두 주름도 제각각이어서 어느 것은 밋밋하고 어느 것은 자글자글하다.

전국의 휴게소를 돌아다니면서 호두과자 봉지만 60여 장을 모아둔 젊은 요리연구가 김노다씨가 비밀스럽게 말했다. 휴게소마다 호두과자 봉지가 다 다르다고. 우리나라 휴게소 어딘가에는 호두과자 하나에 호두 한 알을 통째로 넣어주는 곳이 있다고. 어딘지 콕 집어 대지 못하는 걸로 봐서 그 역시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는 어른인 듯하다. 그래도 그런 꿈 하나는 영원히 찾지 못할 휴게소에라도 심어두고 싶은 것이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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