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아침 운동 중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급히 후송돼 검진을 받고 있다고 엘리제궁이 26일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엘리제궁은 이날 두 문장으로 된 간단한 성명을 통해 "사르코지 대통령이 운동을 하던 중 현기증을 느껴 곧바로 주치의의 검진을 받았다"면서 "현재 입원해 정밀 검진을 받고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추후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프랑스 국영 제2텔레비전을 인용해 베르사유궁 인근의 대통령 별장 라 랑테른에 머물던 사르코지가 아침 조깅을 하던 중 현기증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경미한 신경 이상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대통령궁이 사르코지의 건강이상을 신속히 언론에 공개한 것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대선 당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는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프랑스 국민은 대통령 건강 문제에 유난히 민감한데, 이는 정부가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국가 기밀로 취급하면서 전직 대통령들의 건강 문제를 속여 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통령의 사망 직전에야 병명을 알게 된 경우도 많았다.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인 1974년 백혈병으로 사망했지만, 그의 투병 사실은 사망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다. 14년을 집권했던 프랑수와 미테랑 전 대통령 역시 말년에는 지병인 전립선암 악화로 제대로 국정을 수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재임 내내 조작된 건강 관련 자료를 공개했던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역시 두통과 시력 장애 등으로 군 병원에 입원했지만 대통령궁은 이 사실을 숨겼다.
때문에 사르코지 대통령은 2007년 5월 취임 직후 종합 건강 검진 결과를 공개하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해 10월 세실리아 여사와 이혼을 발표한지 사흘 만에 병원에 입원, 목에 생긴 종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도 국민에게 이를 알리지 않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후 엘리제궁은 매년 사르코지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4일 취임 후 두 번째로 "혈액 및 심장 테스트 결과가 정상"이라는 내용의 진단서를 외부에 공표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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