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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악몽 된 '코리안 드림'/ 의정부 경전철 공사 현장 철골장비 붕괴 13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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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악몽 된 '코리안 드림'/ 의정부 경전철 공사 현장 철골장비 붕괴 13명 사상

입력
2009.07.2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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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 경전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또 한번 코리안 드림을 산산이 부서뜨렸다.

26일 베트남 출신 산업연수생 레휘종(37)과 웬총또안(37)씨의 시신이 안장된 의정부시 중앙병원 영안실. 가족 대신 고인의 영정을 지키고 있던 베트남인 동료들은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번 사고로 숨진 둘은 같은 고향 친구로 전화비까지 아낄 정도로 억척스럽게 살아온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은 더했다.

2007년 3월 입국한 이들은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아내, 아들 딸을 남부럽지 않게 살게 해주겠다며 현지 소개업체에 1,000만원을 내고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했다. 이들은 의정부 경전철 공사 하청업체에 취직, 매일 10시간씩 일하는 것도 모자라 야간 잔업까지 신청해가며 다달이 80만원 정도를 고향에 부쳤다.

레휘종씨의 고향 후배인 줄렁티탐(30ㆍ여)씨는 "사망소식을 듣고 그의 부모님이 쓰러지셨다"면서 "내년 초 고향에 돌아간다고 그렇게 좋아했는데 고생만하다 세상을 떠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도 "그는 가족들이 그리워도 돈이 아까워 1주일에 한 번만 전화할 만큼 억척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웬총또안씨 역시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들, 딸을 좋은 학교에 보내겠다며 쉬는 날에도 회사 숙소에 남아 혼자 간식으로 숙식을 해결할 만큼 근검절약했지만 그의 꿈 역시 스러지고 말았다.

조카 웬피난(35ㆍ여) 씨는 "지난 겨울 고향에 다녀오려다 돈을 아낀다며 올 8월로 일정을 미뤘었다"면서 "지난 주 통화할 때 다음달이면 고향에 가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날 거라며 어린애 같이 좋아했었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들과 함께 작업하던 메이쾅매트(33) 은고뚜이충(37)씨는 다행히 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한편 의정부 경전철 철골구조물 붕괴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은 "가설장비가 3.3m 길이의 상판을 연결한 뒤 추가작업을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뒤집혔다"는 현장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운전 미숙이나 장비자체의 결함 등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보조 기사 등 현장 관계자들을 불러 가설장비 운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장비는 3명의 운전 기사가 운행하도록 돼 있다"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은 무너지지 않고 장비만 추락한 것으로 미뤄 장비 결함이나 조작 실수로 균형이 어긋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철골구조물은 폭 6m 길이 30m 무게 400톤에 달하는 '런칭 거더'라는 상부가설장비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상판을 연결시키는 데 사용된다. 현재 의정부 경전철 건설에 2대가 동원돼 작업 중이다.

앞서 25일 오후 7시20분께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드림밸리 아파트 인근 부용천 변 경전철 공사현장에서 대형 철골구조물이 12m 아래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장비 기사와 인부 5명이 구조물에 깔려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의정부 경전철은 장암지구_의정부시청_의정부경찰서_버스터미널_경기도 제2청_송산동을 연결하는 길이 11.1㎞로 2007년 7월 4,750억원을 들여 착공됐다. 현재 교각 331개 가운데 208개가 설치돼 4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1년 8월 완공될 예정이다.

사망자=▲김명진(44) ▲조현동(25) ▲지용철(56) ▲레휘종(37) ▲웬총또안(37ㆍ이상 베트남)

강주형 기자

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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