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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36일만에 대화 재개/ 자욱한 폐타이어 매연 속 실낱 '희망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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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36일만에 대화 재개/ 자욱한 폐타이어 매연 속 실낱 '희망의 빛'

입력
2009.07.2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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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관련 노사정 대책회의가 열린 24일 쌍용차 평택공장은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하루종일 흘렀다. 극적 타결에 대한 실낱 같은 기대감과 협상 결렬에 따른 파국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어지럽게 교차했다. 농성중인 노조원과 경찰간 충돌도 산발적으로 계속돼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평택공장에 배치된 지 닷새째를 맞은 경찰은 이날 노조원 600여명이 농성중인 도장공장에 대한 진입로 확보에 나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오후 3시20분께 헬기 3대를 띄워 공중에서 최루액을 살포하면서, 지상에서는 철제방호벽을 앞세워 도장공장 인근 부자재창고 진입을 시도했다. 노조원들은 새총을 쏘고 일부는 직접 쇠파이프를 들고 나와 경찰에 격렬하게 맞섰다.

이 과정에서 도장공장 진입을 막기 위해 쌓아둔 폐타이어 더미에 불이 붙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찰은 노조원들의 저항 속에서 후퇴와 전진을 반복했다.

선전전도 팽팽하게 이어졌다. 사측은 대형스피커를 통해 "현실을 인정해라.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라. 공권력 투입이 결정된 만큼 마지막 호소이며 경고다"며 지속적으로 압박했고, 농성자들은 투쟁가로 맞섰다.

도장공장 내부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은 사흘째 물과 가스 공급이 차단되면서 용변과 식사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아들을 둔 송모(61ㆍ여)씨는 "두 달 넘게 얼굴을 보지 못한 아들이 공장 안에서 동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공장 정문 앞에서 사측 직원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흘렸다.

사측 직원들은 "안타깝지만 전체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쌍용차가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의견차를 보였다. 사측은 이날 회사가 정한 의료진에 한해서만 노조원들의 농성장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노사간 협상이 25일 재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조원들의 가족들은 극적인 타결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지만, 농성 중인 노조원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한 농성자는 전화 통화에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처절하게 대응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선 평화롭게만 해결될 수 있으면 찬성이다"면서도 "대화로 풀기로 했으면서 여전히 최루액을 쏘고 진입을 시도하는 사측을 보면 정말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노사간 협상이 재개되는 25일 평택역에선 민주노총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협상 결렬되면 대규모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평택=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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