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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을 낳은 뽕나무' 뽕나무를 알면 중국의 모든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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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을 낳은 뽕나무' 뽕나무를 알면 중국의 모든것이 보인다

입력
2009.07.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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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권 지음/글항아리 발행ㆍ382쪽ㆍ1만9,800원

고대 중국이 제국으로 성장해 천하 만방의 제후들을 거느릴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중국이 유교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여권(女權)이 강했던 이유는? 변방을 오랑캐로 규정하는 화이(華夷) 개념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 모든 질문의 답은, 바로 뽕나무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의 <중국을 낳은 뽕나무> 는 뽕나무가 중국을 정치, 경제, 문화의 우위에 위치시킨 원동력이었음을 고찰하는, '뽕나무로 본 중국사'다.

누에의 먹이로서 큰 경제적 가치를 지닌 뽕나무는 비단을 생산해내는 양잠을 통해 중국을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로 만들었다. 저자에 따르면, 비단길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며 중국을 세계 교역의 중심으로 만든 비단은 중국을 제국으로 키워냈고, 양잠은 집 가까이서 할 수 있다는 노동형태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여성들에게도 남성과 동등한 노동영역을 제공했다.

비단옷이 만들어낸 의관제도는 신분과 계급에 따라 옷을 달리 입는 의복 예절을 매개로 동서남북의 오랑캐 개념을 발명케 해, 중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선포했다.

송나라에 접어들면 중국 경제의 중심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동하는데, 저자는 이것도 강남에서 견직물업이 성행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중국을 뜻하는 차이나(China)도 통상 알고 있듯이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秦)나라의 국명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서양에서 비단을 일컫는 진(cin) 혹은 지나(cina)에서 나왔다는 게 저자의 주장.

국내에선 드물게 잠상업을 전공한 저자는 <나무열전> <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나무> 등 일련의 나무 관련 책들을 써왔다. 이번 책에선 누에를 담아 옮길 때 쓰는 잠광과 잠반, 누에 시렁인 잠가 등 다양한 도판을 실어 이해를 돕는다. 방대하고 꼼꼼한 자료 수집과 독특한 해석이 감탄할 만하지만, '자고로 모든 것은 뽕나무 때문이었다'고 풀이하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수긍이 가지는 않는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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