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사태 해결 가능성으로 주목됐던 쌍용차 노사정 회의와 당사자 회의 등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거나 무산되면서 쌍용차 사태 해결 가능성이 더욱 불투명해 지고 있다. 특히 채권단이 사태 해결 및 공장 조업 재개 마감일을 이 달 말로 못 박아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쌍용차에 대한 반짝 기대는 하루가 채 가기도 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24일 노사정 회의를 통해 25일 개최키로 했던 '노사 및 중재단' 회의가 사측의 불참으로 무산됐고 26일로 예정됐던 당사자간 회의도 결국 취소됐다. 당자자간 회의는 송명호 평택시장과 원유철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중재단의 설득에 회사측이 회의 시간 조차 정하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수락한 회의였기에 결렬은 이미 예상된 수순이었다.
회사측은 "노조가 대화를 하기로 해놓고 여전히 사제포를 발사하고 완성차를 불태우는 등 폭력행위를 일삼고 있어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면서 "24일 노사정 회의에서 내놓은 무급 순환 휴직안도 결국 정리해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노조는 24일 열린 노사정 회의에서 현재 정리 해고 대상인 976명에 대해 무급 순환 휴직을 함으로써 총고용을 보장하는 방안을 회사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따지고 보면 기존 입장에서 단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어떤 형식으로든 정리해고가 전제되지 않고는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는 마감일인 9월15일까지 노사간 타협은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채권단도 마감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3,000억원 가량의 채권을 갖고 있는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회사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초 법원에 조기 파산을 신청하겠다"며 회사측과 노조측을 압박하고 있다.
채권단의 계획대로라면 노사 양측은 향후 1주일 안에 어떤 형식으로든 정상화 가능성을 선보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파업이 풀린다고 해도 회사 자금이 고갈된 상황에서 당장 공장을 돌릴 수 있겠느냐는 관측도 파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낱 같지만 막판 대타협 가능성은 있다. 쌍용차 파산은 노사 어느 쪽도 원치 않기 때문에 막판 극적 타결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노사 회의가 결렬된 25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사회 단체 회원 7,000여명(경찰 추산 4,500여명)은 평택역 앞에서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연 뒤 오후 6시30분께 쌍용차 평택 공장으로 진입을 시도, 공장 정문 500여m 지점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죽봉과 쇠파이프 1,000여개로 무장한 시위대는 보도블록을 깨서 경찰에 던졌고 경찰도 물대포와 최루액을 쏘며 맞섰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 30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연행했다. 이날 충돌로 노조원과 경찰 측 모두 29명이 부상하고 이 가운데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강주형 기자 cubie 기자 @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