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남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정부가 올해 공공비축 쌀 매입을 앞당겨 묵은 쌀 10만톤을 다음달 사들이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24일 "통상 5월부터 햅쌀이 나올 때까지는 쌀값이 오르지만, 올해는 쌀 재고가 늘면서 이례적으로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쌀 가격 회복을 위해 정부가 직접 2008년도 쌀 10만톤을 매입하기로 하고,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부가 공공비축용으로 매입하기로 한 쌀은 37만톤인데, 이중 10만톤을 지난해 생산된 묵은쌀로 사들여 시중에 재고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원래 5월 이후로는 묵은 쌀 재고가 소진되면서 쌀 값이 오르는 시기지만, 올해는 예외다. 산지 쌀값은 가마(80㎏)당 지난 15일 현재 15만4,508원. 올 3월 16만1,963원에서 4월 16만813원, 5월 15만9,160원, 6월 15만7,052원으로 하락세는 멈출 줄을 모른다.
쌀 값이 떨어지는 이유는 시중에 쌀 재고가 넘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쌀 농사는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43만5,000톤) 늘어나는 등 5년 만에 최대 풍작이었는데, 올해도 1인당 소비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쌀 판매는 저조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008년산 쌀 10만~14만톤이 남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산지유통업체들이 2008년산 재고 부담 때문에 올 수확기 쌀 매입을 기피하면 가격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공공비축 물량 37만톤 가운데 10만톤을 앞당겨 쓰고 나면, 2009년산 비축 물량이 그만큼 축소될 수밖에 없어 우려도 나온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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