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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룡 새 비평집 '감성과 윤리'/ "스스로 비판하는 지역문학 꽃 피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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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룡 새 비평집 '감성과 윤리'/ "스스로 비판하는 지역문학 꽃 피워야"

입력
2009.07.2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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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인물, 권력이 집중된 중심, 서울에서 소외됐다는 이유로 그간의 한국 지역문학은 '중심'을 비판하는 데서 존재의미를 찾아왔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까지의 지역문학 담론은 '비난의 수사학'이라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982년 등단한 이래 줄곳 부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문학평론가 구모룡(50)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새 비평집 <감성과 윤리> (산지니 발행>에서 "지역문학은 중심부라는 대타자를 공격하면서 성장하는 사생아적 문학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지역문학이란 지역의 현실을 통해 한국사회의 문제, 더 나아가 세계의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총체성의 문학이다.

'전지구적 시각, 지역적 실천'이 구 교수가 내세우는 지역문학의 모토. 진정한 지역문학은 중심부와의 투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조차 과감하게 비판하는 과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는 그는 이를 '비판적 지역주의'라고 명명한다.

<감성과 윤리> 는 비판적 지역주의라는 프리즘으로 한국문학의 지형도를 그려온 구 교수의 오랜 고투의 결과물이다. '21세기에 던지는 김정한 문학의 의미'에서 그는 부산 출신의 소설가 고 김정한의 문학을 평가하면서 "김정한의 문학은 땅의 문학을 옹호했지만 특정한 장소라는 소재주의에 머문 것이 아니라, 땅을 국가와 지역으로 확장해 궁극적으로 아시아 민중연대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중기, 양문규씨 등 '주변부의 시인들'을 호출하며 그들의 시적 소외를 오히려 시적 축복으로 평가하고 있는 '주변부적 삶과 시의 길' 같은 글에는 구 교수의 문제의식이 함축돼있다.

구 교수는 책 출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의미있는 지역문학이란 자기자신을 거듭 읽고, 뒤집어 읽는 과정에서 나온다"며 "지역이 창작의 배경이자 내용이자 원리가 되는 문학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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