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마누엘 셀라야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한 달 만에 권좌에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를 주도했던 온두라스 군부가 셀라야 전 대통령의 복귀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온두라스 군은 25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셀라야 전 대통령의 권좌 복귀와 조기대선실시를 명시한 '산호세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신정부 최대 실세인 군부가 중재안 지지의사를 천명하면서 의회와 사법부가 중재안을 거부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성명서를 작성한 군 관리들은 전망했다. 성명서는 온두라스 관료들과 미국 의회가 수일 동안 대화한 끝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안은 셀라야 전 대통령과 로베르토 미첼레티 온두라스 임시 대통령을 중재하고 화해시키기 위해 오스카르 아리아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제안했다. 국외에 머물고 있는 셀라야 전 대통령의 복귀를 일단 허용하고 신구 정권이 참여하는 화해정부를 구성한 후 대선을 당초 일정보다 한 달 앞당겨 10월 28일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쿠데타의 빌미를 제공했던 임기제한 철폐 개헌시도를 포기할 것을 셀라야 전 대통령에게 제안했고, 쿠데타를 일으킨 신정부 지도자들을 사면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중재안은 미주기구(OAS) 회원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미첼레티 대통령이 이끄는 온두라스 임시정부는 아직 수용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생한 쿠데타로 축출된 셀라야 전 대통령은 24일 니카라과 국경을 넘어 온두라스로 잠시 입국했으며 25일에도 국경 근처에 나타나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온두라스 정부는 셀라야 전 대통령의 입국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에 병력을 파견했지만 셀라야 전 대통령은 국경 부근에 캠프를 차리고 세 번째 입국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10개 회원국은 24일 셀라야 전 대통령의 복귀 없이 쿠데타 세력이 주도해 대선을 치를 경우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