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총선 선거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주말 일본 각지에서 열린 정당 대표 연설에서 집권이 유력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친한국 정서를 적극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지지율 하락에 고민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노인은 일밖에 할 줄 모른다는 실언을 해 해명하는 소동을 빚었다.
하토야마 대표는 25일 오사카(大阪) 연설에서 "제 어머니는 85세가 넘어 한류 스타를 만나고 싶다면서 한글을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노인 폄하 발언을 한 아소 총리를 비판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지난 달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올인'의 이병헌, '가을 동화'의 송승헌, '겨울 연가'의 박용하 등 한류 스타를 거명하면서 배우 출신인 아내 미유키(幸)씨가 그들을 매우 좋아하며 어머니도 집에 한류 스타들의 사진을 붙여 놓고 있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이날 요코하마(橫浜) 청년회의소 주최 모임 연설에서 65세 이상 노인들 중 다수가 일할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들은 당신들과 달리 일하는 것밖에 재능이 없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이어 열린 센다이(仙台) 연설에서 "건강하고 활력 있는 고령자가 사회에 참가해 일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활력 있고 밝은 고령화 사회라는 점을 말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총선 공약의 기초가 될 정책집을 발표하고 "창당 시 기본 정책에 '영주 외국인의 지방 참정권 등을 조기에 실현한다'고 했으며 이 방침을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혀 재일동포의 일본 지방선거 참여 전망을 밝게 했다.
야스쿠니(靖國)신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A급 전범이 합사돼 총리나 각료가 공식 참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정한 종교성을 갖지 않는 새로운 국립 추도시설 설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명시했다. 군위안부 문제에는 "일본의 평화와 번영에는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국내외의 많은 희생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국회 도서관에 항구평화조사국을 설치하도록 국회도서관법을 개정해 위안부 문제 등을 계속 다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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