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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불공정 과징금 '득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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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불공정 과징금 '득실의 딜레마'

입력
2009.07.2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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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에 대한 제재가 우리에겐 과연 득일까 실일까.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국내 휴대폰 산업이 ‘퀄컴 딜렘마’에 빠져들고 있다.

퀄컴은 휴대폰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통신칩 원천기술을 보유한 세계 최대업체. 그 동안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퀄컴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퀄컴 제재가 초래할 득실계산에 분주하다.

공정위 vs 퀄컴

공정위는 지난 24일 퀄컴에 대해 사상 최대규모인 2,6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국내 휴대폰업체에 칩을 공급하면서 독점적 위치를 이용해 로열티차별, 리베이트 제공 등 음성적 방식으로 경쟁업체를 배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퀄컴의 입장은 “그래서 누가 피해를 봤냐는 것”이다. 로열티를 깎아 주고, 리베이트를 제공함으로써 결국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비용절감 혜택을 봤다는 것이다. 차영구 퀄컴코리아 사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공정위에 과징금 부과가 한국 휴대폰 업체들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에 좋다

공정위는 아무리 로열티할인 리베이트 등을 통해 국내 휴대폰업체에 혜택을 줬더라도, 궁극적으로 자유공정경쟁이 주는 혜택보다 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도 “여러 통신칩 업체들이 경쟁하면 결국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며 “길게 보면 이번 공정위 결정이 나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휴대폰 시장이 현재 3세대(WCDMA=화상통화가 가능한 요즘 휴대폰)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퀄컴은 기존 2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 우리가 채택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을 개발한 업체. 그만큼 2세대 CDMA 시장에서 위치는 절대적이지만, 3세대는 사정이 다르다. 3세대 통신칩 시장은 퀄컴 뿐 아니라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독일 인피니온 등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업체들로서도 통신 칩 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적어도 3세대 시장에서 퀄컴의 독점적 지위를 막고, 경쟁을 가속화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단기적으로 우려

당장은 잃는 것도 많다. 퀄컴이 공정위 제재로 로열티를 올리고 리베이트를 없애면 국내 업체들로선 비용부담이 커질 것이고, 결국 휴대폰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퀄컴이 단순 부품 공급업체가 아닌 국내 휴대폰 업체들과 제품개발을 함께 해온 파트너였다는 점에서 향후 휴대폰 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은 국내 휴대폰업체들과 동반자 관계였다”며 “국내 업체들 요구에 맞춰 칩 개발을 해줬기 때문에 이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유럽(EU)과 미국에서도 비슷한 조사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퀄컴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신호”라며 “퀄컴이 독점한 2세대에서 경쟁 시장인 3세대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퀄컴의 영향력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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