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요즘 읽는 책은?
"<세계인권사상사> 를 읽고 있습니다. 미국 덴버대 국제대학원 인권학 주임교수인 미셀린 이샤이가 쓴 책입니다. 세계인권사상사>
_ 왜 이 책을?
"저는 한국 통사(通史)를 쓰면서 한국인권사를 다뤄보려는 계획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습니다. 그 준비과정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다른 나라, 또는 세계 인권 관련 내용을 비교해보려는 의도였습니다."
_ 이 책의 좋은 점은?
"세계의 인권 확보 과정과 유린 실태를 두루 담아냈습니다. 약소민족을 비롯해 노예, 여성, 아동 등 '지배자'들이 만들어 낸 여러 계층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도 유럽과 중국, 인도 등을 포괄하고 있지요."
_ 인상적인 대목은?
"1798년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실린 한 대목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흑인을 두고 '이 불행한 족속은 최악의 인격적 결함을 지니고 있음. 나태, 반역, 복수, 잔학, 후안무치, 절도, 기만, 불경, 방탕, 불결, 방종 등의 악덕으로 인해 이 종족에게는 자연법 원칙이 소멸되었고 양심의 가책도 없음'이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편견이 결국 인권 유린을 낳은 것이지요."
_ 추천한다면?
"오늘날 한국의 고위 정치인들이나 재벌들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탄압하고, 철거민의 인권을 외면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억압하고, 불공정 행위를 일삼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_ 아쉬운 부분은?
"동양적 윤리와 관련되는 문제를 소홀히 다룬 듯합니다. 예컨대 중국이나 한국에서 열녀를 강요한 관습은 아주 중요한 인권유린인데도, 이런 부분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 세계인권사상사 >는 - 인권의 개념과 기원, 현대에서의 의미 증폭 등을 치밀하게 밝힌 책. 순수 학술도서임에도 2004년 미국에서 '논픽션 10대 도서'에 선정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길 발행(2005)ㆍ815쪽ㆍ4만원.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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