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김용수(69) 울진군수는 "잇따르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야기될 농산물시장 개방 파고는 결코 두려워할 장애물이 아니며 친환경 농업으로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시에 친환경 농업은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성향에도 부응하는 길임을 강조했다.
울진군은 요즘 명실상부한 친환경 농업의 메카다. 김 군수가 당선 이듬해인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 농업정책을 펼친 결과다.
지난해 기준 관내 경지면적 5,326㏊ 가운데 친환경 농업면적은 1,258㏊로 전체의 24%나 된다. 전국(평균 13.7%) 최고 수준이다. 참여 농가도 5,000여 농가 가운데 절반 가량인 2,400여가구나 된다.
질적으로도 최고다. 전체 친환경 농업인증 농산물 가운데 유기농산물 인증비율이 2004년 14.6%에서 51.4%로 급증했다. 저농약 인증은 아예 없고 모두 무농약 이상이다. 같은 기간 전국의 유기농산물 인증비율이 16.4%에서 6.9%로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김 군수는 "이곳 저곳에서 친환경 농업을 한다고 하는데, 양은 물론 질적인 면에서 울진을 따라올 곳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같은 성공 배경에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군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자율 규제에 적극 나선 농민들의 땀과 협동이 있었다.
2003년 울진군 친환경농업 육성조례가 제정된 뒤 농민들은 '3무(無) 3유(有) 3실천' 운동에 돌입했다. 농약과 제초제, 화학비료를 쓰지 않으면 메뚜기와 반딧불이, 허수아비가 돌아오게 되고, 퇴비 증산과 녹비작물 재배, 볏짚 되돌려주기를 실천하면 지속 가능한 친환경 농업이 완성된다는 취지에서였다.
2004년에는 울진환경농업연구회를 결성, 600여명의 농민들이 친환경 농업기술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농민들 스스로 친환경 농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친환경 지킴이' 44명을 선정해 자율규제 체계를 구축했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양심불량 농민 100여명을 탈락시키기도 했다.
군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2004년에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조례를 제정해 울진 지역 초중고생들에 친환경 급식을 가능케 했고, 2005년에는 3,100여억원의 경제적파급효과를 가져온 울진 세계 친환경농업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열었다. 군은 24일부터 8월16일까지 왕피천 엑스포공원에서 두번째 엑스포를 개최한다. 군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울진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친환경의 범위를 수산업까지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김 군수는 "다양한 인센티브제 도입 등으로 울진 친환경 농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겠다"면서 "친환경 농업뿐만 아니라 녹색생태관광 등 4차 산업 육성을 통해 장기적으로 울진을 휴양형 체험도시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말했다.
■ 김용수 울진군수 약력
▦1940년 4월 경북 울진 출생
▦경희대법대 졸
▦경북대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
▦경북도의원
▦2002년 울진군수 당선
▦2006년 울진군수 재선
울진=이정훈 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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