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유해한 시험용 에탄올을 주 원료로 가짜 양주를 제조해 전국에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외사과는 23일 에탄올과 국산 저가 양주, 캐러멜 색소 등을 섞어 가짜 양주를 만들어 판 천모(41)씨 등 2명을 상표법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를 전국 술집에 판매한 김모(41)씨 등 3명을 조세법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가짜 양주 858병과 제조에 이용한 주입기, 밴딩기, 인공지능 번호각인 레이저기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천씨 등은 대구 시내에 82.5㎡(25평) 규모의 공장을 차려놓고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유명 수입양주 라벨을 붙인 가짜 양주 수천 병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450㎖들이 위조 양주 6병이 든 박스를 중간 유통업자들에게 6만원(12년산 진품 13만8,000원)에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밴딩기를 이용, 뚜껑을 진품처럼 처리한 뒤 가짜 홀로그램과 납세필증을 부착하고, 레이저기로 제조일련번호를 위조하는 한편 병을 따는 순간 아래로 떨어지게 돼 있는 추까지 그대로 흉내 내는 등 정교하게 가짜 양주를 만들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가짜 양주는 대부분 국산 저가 양주에 진짜 술 일부를 혼합해 만들었으나, 이들은 저가 양주에 시험용 에탄올을 50% 이상 섞고 진품 원액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경찰은 시험용 에탄올을 다량 섭취할 경우 저체온과 발열, 구토, 호흡곤란은 물론, 심한 경우 시각장애, 혼수상태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만들 가짜 술은 부산과 대구를 중심으로 전국의 호스트바나 노래방에 최소 수천 병이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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