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장마다운 장마’로 불리며 강수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던 장마도 이제 잦아드는 추세다. 장마 뒤의 햇살이 반갑기는 해도 이맘때를 잘 보내지 않으면 곧 찾아올 무더위에 불쾌지수만 높아질지 모른다. 장마전선이 훑고 간 직후엔 물이 새는 창틀, 벽에 핀 곰팡이 등 크고 작게 점검해야 할 집안 일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여름을 상쾌하게 맞기 위해 인테리어 디자이너, 주부 블로거 등에게 장마 후 집안 점검과 여름 인테리어 비법을 들어봤다.
▦여름 인테리어의 시작은 숨은 곰팡이 찾기
인테리어 자재 브랜드 LG하우시스 지인(Z:IN)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송현희씨는 “장마가 지나가면 그간 몰랐던 집안 곳곳의 문제점이 발견되곤 한다”며 “비 새는 곳을 점검해야 겨울까지 안심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창과 벽 사이로 새어 든 빗물은 빠지지 못하고 창틀에 고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확장한 발코니의 경우 빗물이 새 물이 마루까지 들기도 한다. 장마로 벽지에 검게 핀 곰팡이는 보기 흉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안 좋다. 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습기 찬 침구와 옷장은 곰팡이와 벌레의 주 서식지가 된다.
따라서 장마가 끝나면 집안을 구석구석 점검하고 대청소를 하는 게 좋다. 벽, 창틀 등 빗물이 새는 틈은 실리콘 방수제를 이용해 메우고 창틀 아래 빗물이 빠져나가도록 만들어진 배수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깨끗이 청소한다. 장마에 벽지가 들뜨고 곰팡이가 생겼다면 도배를 새로 하는 게 가장 좋지만, 곰팡이 제거제를 이용해 곰팡이를 닦아내고 헤어 드라이기나 선풍기로 말리기만 해도 개선의 효과가 있다. 평소 환기를 자주하고 곰팡이가 피는 벽엔 곰팡이 방지 스프레이를 자주 뿌려주면 예방이 된다.
눅눅해진 이불은 차곡차곡 쌓지 말고 간격을 띄워서 보관하는 게 좋다. 공기가 통해야 습기가 날아가기 때문이다. 신문을 이불 사이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안의 패브릭은 볕 좋은 곳에 널어 먼지, 진드기 등을 예방하되 침대 매트리스 등 세탁할 수 없는 제품엔 진드기 제거 청소기나 스프레이를 이용한다.
▦투명 플라스틱 소재로 분위기 전환을
집안 점검이 끝났다면 이제 인테리어를 통해 장마철 공기만큼 무거운 집안 분위기를 바꿔볼 때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이현민씨는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템 몇 가지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집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반짝이는 펄이 들어간 벽지는 공간 전체를 밝고 화사하게 연출하기에 좋다. 도배가 부담스럽다면 아크릴이나 플라스틱 소재의 가구와 소품을 추천할 만하다. 투명 플라스틱 의자는 여름에 잘 어울리는 소품으로 흰색 톤의 테이블과 잘 어울린다. 아크릴 조각이나 구슬을 엮어 만든 ‘비즈 발’ 역시 여름에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싱그러운 화초로 냄새 잡고 기분 띄우고
‘쉐리홈’(blog.naver.com/lightblue26)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부 김현미씨는 다양한 화초를 집안 인테리어에 이용할 것을 권한다. 화초는 공기를 정화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김씨가 추천하는 화초는 스킨답서스. 싱그러운 초록잎의 식물로 어디서든 잘 자라며 수중 재배도 가능하다. 투명한 유리볼에 수중 재배로 키운 스킨답서스를 테이블 위에 놓으면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장마 후에 생긴 집안 냄새 때문에 고민이 많다면 로즈마리, 율마 등의 허브를, 보는 즐거움이 우선이라면 다양한 색상의 제라늄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여름 무더위, 베란다 활용에 딱이야
‘딸기핑키’(blog.naver.com/supercsi)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생활 부문 파워블로거 채성임씨는 “장마철엔 좀처럼 활용하기 어려운 공간인 베란다를 다시 활발하게 활용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카페처럼 연출한 베란다 공간은 혼자 차 한 잔을 하거나 손님을 접대하면서 파란 하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된다. 채씨는 등받이와 팔걸이가 없는 서양식 작은 의자인 스툴 3개에 각기 다른 색의 페인트를 칠하고, 창문에 인테리어 스티커를 붙여 포인트를 주는 방법으로 나만의 베란다 공간을 꾸몄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