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눈을 돌리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유통 대기업 등이 직접 농장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판매하거나 식재료로 쓰기 위해 잇따라 농업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농지법 개정으로 기업의 농업 참여 장벽이 완화돼 이런 추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대 유통업체 이온은 22일 이바라키(茨城)현 우시쿠(牛久)시에서 농장 2.6㏊를 빌려 양배추 등의 채소 재배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수확한 채소는 인근 직영 점포에 공급해 30% 정도 싼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대형 유통업체 세븐&아이도 지난해 8월 지바(千葉)현의 농가와 공동으로 농업생산법인을 설립했다. 도미사토(富里)시의 5.1㏊ 직영농장에서 생산한 무, 당근, 옥수수 등을 지난해 10월부터 자사 체인 슈퍼 이토요카도에서 20% 싼 가격으로 팔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2년 안에 이 같은 생산거점을 일본 내에 10곳 정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居酒屋) 체인점을 운영하는 와타미는 앞서 2002년 농장운영회사 '와타미 팜'을 설립해 지바현 산무(山武)시 등 전국 8곳 총 476㏊의 농장에서 양상추 등 40종의 유기채소를 생산해 전국 600개 점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달 농지법 개정으로 전후 처음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내 자본이든 외국자본이든 제한 없이 '농지를 적절하게 이용'만 한다면 현지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농지를 빌릴 수 있게 돼 기업의 농업 참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식량자급률 향상 등을 위해 농지 활용을 경작자 중심에서 '효율적인 농지 이용'으로 전환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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