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굵기보다 수백 배 작은 나노미터(nmㆍ1㎚=10억분의1m) 크기의 렌즈를 만든 연구팀이 기존 광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해냈다. 주인공은 포스텍 화학과 김광수(61) 교수와 박사과정 이주영(30)씨, 성균관대 화학과 홍병희(38) 교수로, 연구결과는 '네이처' 23일자에 게재된다.
김 교수팀은 유기물질인 칼릭스하이드로퀴논(CHQ) 분자가 자기조립을 통해 나노 크기의 볼록렌즈를 형성하는 것을 알아냈다. 렌즈의 크기 자체가 빛의 파장과 비슷한 수준이 된 셈이다. 이렇게 작은 렌즈를 통과하는 빛은 회절과 간섭을 통해 곡선으로 돌게 되고 결과적으로 렌즈의 초점거리가 짧아져 해상도가 높아진다는 새로운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것이다.
기존의 광학현미경으로는 아무리 해상도가 높아도 빛의 반파장보다 더 작은 크기를 식별할 수 없다는 것이 이론적 한계인데도 '나노 렌즈'는 이 '회절 한계'를 뛰어넘어 더 작은 크기를 식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은 렌즈가 나노 크기로 작아짐에 따라 나타난 예상외의 나노 광학현상으로, 새로운 이론에 기초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관측하지 못하던 미세 구조의 이미지 해석, 미세 구조 분석을 위한 분석신호의 강화, 나노소자 개발에 필요한 광학적 패턴 기술 등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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