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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풍스러운 加퀘벡서 '옛유럽'과 뜻밖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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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풍스러운 加퀘벡서 '옛유럽'과 뜻밖 해후

입력
2009.07.2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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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낸 뒤 맞는 찬란한 여름이다. 해는 길고 바람은 부드럽다. 캐나다 퀘벡의 여름은 후텁지근하거나 끈적거리지 않다. 그저 달콤할 뿐이다. 매서운 추위의 겨울이 길고 봄 가을에도 찬 기운이 가시질 않아 몸이 움츠러드는 곳이 퀘벡이다. 단 두 달뿐인 여름은 그들에겐 정말이지 꿀맛 같은 축복의 계절이다.

뜨겁지 않은 햇살은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내고 청명한 하늘은 정신을 말갛게 깨운다. 어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지 않겠는가. 축제를 부르는 황홀한 여름이다.

퀘벡ㆍ몬트리올 황홀한 여름 축제

퀘벡시티와 몬트리올 등의 도시가 둥지를 틀고 있는 퀘벡주는 캐나다에서 가장 크고 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다. 신대륙을 놓고 영국과 프랑스가 치열하게 경쟁할 때, 프랑스인들이 처음 터전을 잡고 지금껏 그 세를 지키고 있는 땅이다.

7월의 퀘벡, 주도인 고도(古都) 퀘벡시티는 ‘서머 뮤직 페스티벌’로 흥겨웠고 캐나다 제2의 도시 몬트리올은 국제 재즈페스티벌의 흥취로 도시 전체가 달아올랐다.

퀘벡시티를 찾은 관광객은 단돈 35 캐나다달러의 티켓만 있으면 7개 공연장의 공연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공연은 밤새 고도의 밤하늘을 감동으로 울려댔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제프 백을 비롯해 키스, 스팅, 플라시도 도밍도 등과의 황홀한 만남이 19일까지 펼쳐졌다.

도시를 찾은 이들은 관중석이나 성곽 위에 올라 앉아 음악에 몸을 맡기고 찬란한 퀘벡의 여름을 함께 노래했다. 콘서트만이 아니다. 몬트리올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공연으로 성장한 ‘태양의 서커스’가 퀘벡시티의 축제를 위해 야외 무료공연을 펼쳤다. 태양의 서커스가 야외 공연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란다. 고가도로의 교각 아래서 진행된 환상적인 공연에 관광객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앞으로 4년 더 이 축제에선 태양의 서커스가 공연된다고 한다.

몬트리올의 국제 재즈페스티벌도 퀘벡시티의 축제 못지않다. 차량 출입을 막은 생 카트린 거리가 축제의 장이다. 축제 기간 야외공연은 모두 무료다. 12일 끝난 올해 축제에서 야외 공연은 스티비 원더, 패트릭 왓슨, 록스테디, 피에스타 쿠바나, 벤 하퍼 등이 뜨겁게 장식했다. 거리는 온통 음악을 위해 모인 인파로 들썩였다. 음악이 검푸른 밤하늘을 가르며 울려 퍼지기 시작하면 가수들은 무대 위에서 뛰고 관중들은 바닥에서 함께 뛰었다.

프랑스보다 더 프랑스다운 퀘벡

퀘벡시티는 지난해 도시 탄생 400주년의 축포를 쏘아올린 고도다. 대서양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세인트 로렌스강 가에 자리하고 있다. 온타리오호에서 뻗어나온 강물은 퀘벡시티에서 갑자기 나팔처럼 퍼지며 대서양으로 빠져 나간다. 퀘벡이란 지명도 ‘강이 좁아지는 곳’이란 뜻의 원주민 말에서 나왔다.

성곽도시야 유럽에선 흔하지만, 북미에선 이곳이 유일하다. 성곽 안에는 캐나다라곤 믿기지 않는 옛 유럽이 자리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 프랑스보다 더 프랑스답고 항상 축제가 끊이지 않는 생기 넘치는 도시다.

고풍스러운 건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아기자기한 골목이 꼬불꼬불 이어져 있다. 골목 곳곳에선 거리의 악사 노래가 끊이질 않는다. 차 소리 대신 하모니카 소리가 퍼지는 퀘벡시티를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는 “잘난 척 하지 않는 파리”라고 추켜세웠다.

성곽 안의 올드퀘벡은 걸어서 충분히 돌아볼 만한 크기다.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 있는 다름 광장이다. 연둣빛의 녹이 곱게 내려앉은 호텔의 지붕 모양이 낯설지 않다 했더니 정선의 강원랜드 호텔이 이 디자인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로얄 플레이스 광장은 커다란 벽면에 퀘벡의 역사를 그려넣은 벽화와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성당인 노트르담 성당이 인상적이다. 파리의 몽마르트르를 닮은 그림 골목인 트레져 스트리트도 볼 만하다.

자전거의 천국 몬트리올

몬트리올은 캐나다 문명의 젖줄인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내륙으로 한 발 더 깊숙이 들어가 있다. 강의 한복판에 자리한, 크루아상 빵 모양으로 생긴 큰 섬을 채우고 있는 도시다. 퀘벡시티와는 또 다른 유럽을 연상시키는 도시다.

몬트리올은 세계적인 자전거 천국이다. 북미에서 가장 긴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매일 1만 1,000여 명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자전거 주차료는 무료이고 큰 빌딩들은 자전거 출근족을 위한 샤워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가이드가 딸린 자전거 도심 투어 관광 패키지도 있다.

몬트리올의 독특한 자전거 문화 중 하나가 관광객을 위한 자전거 대여 시스템, ‘빅시(Bixy)’다. 도심 곳곳에 300개의 전용 주차대를 만들어 놓고 총 3,000대의 빅시 전용 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다. 크레디트 카드로 5 캐나다달러를 결제하면 하루 종일 빅시를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의 빅시는 대당 2,000달러가 넘는 고가의 장비다. 내부에 GPS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몬트리올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는 도심의 지하를 얼기설기 연결한 ‘언더그라운드 시티’와 대규모의 노트르담과 성 요셉 성당 등이 있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 올림픽 한국 첫 金 몬트리올 자연사랑도 단연 금메달감

몬트리올은 1976년 올림픽을 치른 도시다.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가 한국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준 대회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올림픽공원 안에 올림픽 경기가 치러졌던 스타디움이 있다.

메인스타디움에는 기괴한 모양의 탑이 붙어 있다. 45도 기울어진 이 탑은 경기장의 지붕을 열고 닫기 위해 설치된 조형물이다. 당시 올림픽 규정에 따라 메인스타디움은 하늘이 열렸어야 했다. 하지만 긴 겨울을 나야 하는 몬트리올로서는 이 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지붕이 필요했다. 그래서 고안해 낸 방식이 지붕을 여닫는 탑이다. 175m 높이의 이 몬트리올 타워는 훌륭한 도심 전망대 역할도 하고 있다.

메인스타디움 옆에는 사이클 경기가 열렸던 벨로드롬을 개조한 바이오돔이 있다. 실내 경기장 안을 생태체험관으로 꾸며놓은 곳이다. 숲과 바다 등 북미 전역의 자연환경을 옮겨 놓았다.

캐나다의 자연환경은 차고 넘칠 정도로 풍족해 맘껏 쓰면서 살 만도 한데, 캐나다인들은 풀 한 포기도 허투루 다루지 않으며 자연을 아낀다. 몬트리올은 화학비료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가을에 단풍을 긁어 모아 발효시켜서 비료로 나눠준다고 한다. 강변의 ‘태양의 서커스’ 천막공연장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열을 끌어올려 난방으로 활용한다.

올 겨울의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캐나다의 남다른 환경의식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올림픽으로 치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올림픽센터와 리치몬드 실내스케이팅장 등에는 빗물을 모아 화장실에 사용하는 시스템이 도입되고, 국제방송센터로 이용될 컨벤션센터의 옥상은 자연이 살아있는 정원으로 만들어진다. 봅슬레이와 루지 등이 열리는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 냉각 시스템으로 가동된다고 한다. 일부 호텔은 햇살 때문에 객실 온도가 올라가면 저절로 블라인드가 내려오게 해 에어컨 사용량을 줄일 정도로 에너지 절약에 신경을 쓰고 있다.

몬트리올=글ㆍ사진 이성원기자

■ 캐나다 여행수첩

온타리오나 퀘벡은 한국보다 13시간 느리다. 지금까지는 에어 캐나다를 이용해 밴쿠버를 경유해야만 했다. 대한항공이 8월 14일부터 인천-토론토 직항(13시간)을 매일 띄워 좀 더 편해질 예정이다. 토론토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면 몬트리올이나 퀘벡까지 1,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화폐는 캐나다달러를 사용한다. 전기는 110볼트를 쓴다. 미국처럼 팁 문화가 발달돼 있다.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을 경우 음식값의 15% 가량을 팁으로 추가해야 한다.

오타와나 토론토, 킹스턴이 있는 온타리오주에서는 모든 표지판이나 안내문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함께 볼 수 있지만, 몬트리올 등 퀘벡주로 넘어가면 온통 프랑스어뿐, 영어 표기를 찾기 힘들다.

○관련 홈페이지

퀘벡시티 www.quebecregioin.com

퀘벡 서머 페스티벌 www.infofestival.com

몬트리올 www.tourism-montreal.org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 www.montrealjazzfest.com

오타와 www.ottawatourism.ca

사우전드 아일랜드 크루즈 www.ktic.ca

킹스턴 www.kingstoncanada.com

토론토 www.torontotourismkorea.com

온타리오 kr.ontariotravel.net

나이아가라 보트 투어 www.maidofthemist.com

스카이론 타워 www.skylon.com

나이아가라 헬리콥터 투어 www.niagarahelicopters.com

이니스클린 와이너리 www.inniskill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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