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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표창·다연발 사제포 vs 투명 바리케이드·전기충격기 '테이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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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표창·다연발 사제포 vs 투명 바리케이드·전기충격기 '테이저 건'

입력
2009.07.2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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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점거 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제2 도장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원과 경찰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양측이 치명적인 피해를 낳을 수 있는 신형 무기까지 동원해 평택공장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노조 측은 볼트ㆍ너트 30개를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사제포와 사거리가 300m에 달하는 2.5m 크기 대형 새총을 시위 도구로 동원한 데 이어 22일 오후에는 길이 30∼40㎝의 사제 표창을 아래로 던지며 도장공장 건물에 바짝 다가선 경찰을 맹렬히 밀어붙였다. 이날 시위에 사용된 표창은 양끝이 날카로운 쇠막대기 3개를 별 모양으로 용접해 만든 것으로 맞을 경우 중상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노조는 또 그동안 사제포로 볼트, 너트만 쏴 왔으나 최근에는 구리로 된 직경 3㎝ 가량의 구슬 형태 '사제 총알'까지 사용하고 나섰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도 헬기 3,4대를 동원해 비닐에 최루액을 담아 도장공장 옥상에 수시로 투하하는 것 외에 대 테러 장비인 '테이저 건'(Taser Gun)을 들고 나섰다. 경찰은 22일 충돌 당시 화염병에 맞아 쓰러진 경찰을 노조원 6,7명이 쇠파이프로 공격하자 테이저 건 3발을 발사했다.

테이저 건은 유효 사거리가 6m 가량인 전기 충격기의 일종으로, 줄로 연결된 2개의 침이 옷이나 몸에 맞을 경우 5만 볼트의 고압전류가 5초 가량 흘러 중추신경계를 일시적으로 무력화하는 장비다. 테이저 건은 대 테러용으로 2003년부터 일선 경찰서에 보급됐으나 시위 진압용으로 사용된 이번이 처음이다. 쌍용차 현장에는 모두 12개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무기가 등장하고 충돌이 빈발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부상 정도도 심해지고 있다.

22일 충돌에서만 경찰 8명, 노조원 5명이 부상하는 등 경찰과 사측이 공장에 진입한 20일부터 사흘간 모두 29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3명은 중상을 입었다. 노조원 1명은 경찰이 쏜 테이저 건에 얼굴을 맞아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

대치 현장에 등장한 각종 신형 무기의 위험성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경찰은 테이저 건 사용이 논란을 빚자 23일 '정당 방위'론을 내세워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테이저 건은 노조측의 화염병 및 쇠파이프 공격으로 한 경찰관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서 방어 차원에서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테이저 건을 계속 사용하겠지만 급박한 경우에 한하고, 겨냥 부위도 얼굴이 아닌 다리 쪽을 향하는 등 사용 수칙을 충실히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조측은 "눈에 맞았더라면 실명했을 것 아니냐"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시민단체 등도 "대 테러 장비를 시위대 진압에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날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사제 총알 4개와 볼트, 너트 수백 개 등 현장에서 압수한 노조측 무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경찰은 특히 구슬 형태의 사제 총알에 주목, '사제총' 제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제포 외에 총알을 쏘는 별도의 사제총이 있는 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으나 사제총이 있다면 정확도가 높아 훨씬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경찰이 사제 총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용접용 부품으로 별도로 제작한 것이 아니며 볼트, 너트와 함께 새총에서 발사한 것"이라며 "테이저 건 위험성 논란이 일자 경찰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사제총 얘기를 꺼낸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편 경찰은 이날도 부자재 창고 등 노조가 점거한 시설물의 추가 확보에 나섰지만 노조원들의 저항으로 실패했다. 제2 도장공장 앞 50여m 지점까지 접근한 경찰은 도장공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조가 공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로 쌓아놓은 작업용 선반과 폐타이어 더미, 철판 등을 중장비를 이용해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오전 8시께는 쌍용차 노조원 윤모(40)씨가 서울 서대문구 현저고가도로 위에 올라가 '공권력 투입반대'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윤씨는 10시30분께 15m 아래로 뛰어내렸으나 경찰이 미리 설치해 둔 안전 매트리스 위로 떨어져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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