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잦은 방송 출연에 제동이 걸렸다.
AFP통신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시청각최고평의회(CSA)가 사르코지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정치인의 TV 및 라디오 방송 출연에 관한 새 규정을 마련해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새 규정은 여당 지도자와 야당 지도자에게 동일한 방송 출연시간을 부여하되 대통령의 출연시간을 여당 지도자 시간에 포함시킨 것이 특징이다. 현재도 여당과 야당에 동일한 시간이 배정돼 있으나 대통령의 출연 시간은 여당 몫에서 제외돼 별도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야당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방송에 자주 출연, 여야 동일 방송 시간 규정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송 출연은 여당 전체의 방송 출연 시간 범위 안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이전보다 상당한 제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 마르크 애로 사회당 하원 원내대표는 "대통령도 여야 정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CSA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민주주의의 예외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정치가 아닌 국익을 위한 대통령의 발언에는 새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의 '노변담화'가 정착돼 대통령의 방송 연설이 사실상 규제 없이 정례화돼 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는 선거기간 동안에는 정치인에게 동등한 기회와 시간을 주기 위해 미디어 출연 시간 등을 제한하고 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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