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병 발병 가능성을 미리 알아내 질환을 조기 진단ㆍ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팀과 신경외과 뇌자도센터 정천기 교수팀은 최첨단 뇌검사 기기인 뇌자도(腦磁道)로 정상인 18명과 고위험군 16명을 비교 검사한 결과, 정신분열병 고위험군의 청각 기억기능이 정상인보다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뇌자도는 청각과 감각, 운동, 시각, 기억, 언어, 인지 등의 뇌기능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발생하는지 찾아내는 첨단 검사법이다. 이 검사를 통해 빠른 속도로 변하는 뇌신경세포의 전기 활동을 실시간 기록해 고해상도의 동영상을 얻을 수 있다.
정신분열병 환자가 청각 기억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의료진이 환청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발병 전 상태에서 최첨단검사를 통해 뇌 기능이 저하돼 있음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전 세계 인구의 1%가 앓고 있는 정신분열병은 환청과 망상 등을 겪거나 이유없이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등의 증상으로 인해 환자는 물론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큰 고통을 준다. 특히 환자에게 환청이 잦은 것은 청각 기억기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정신분열병 발병 전에 고위험군의 뇌 이상을 확인할 수 있어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 교수는 "정신분열병 고위험군을 방치하면 1~2년 내 발병 가능성이 일반인의 20∼30배나 된다"며 "뇌자도검사를 통해 아직 발병하지 않은 고위험군을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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