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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장 '일식 쇼'/ "와~ 해님을 누가 삼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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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장 '일식 쇼'/ "와~ 해님을 누가 삼키고 있어요"

입력
2009.07.2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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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기 저기, 해님을 누가 삼키고 있어요." "예순 평생에 이런 장관은 처음이에요."

금세기 최장의 '일식쇼'가 펼쳐진 22일 오전 전국이 숨을 죽였다. 방학을 맞아 대학생과 어린이, 청소년, 학부모 등은 국립과천과학관 등 전국 곳곳에 마련된 일식 관찰 행사장을 찾았다. 회사원들도 일손을 잠시 멈추고 셀로판지와 아크릴 명찰 등을 꺼내들고 시선을 하늘에 고정시킨 채 일식의 마법에 빠져들었다.

서울 노원구 서울영어과학공원 중앙광장은 이른 아침부터 엄마 손을 잡고 온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로 북적였다. 인근 의정부나 남양주에서 온 이들도 많았다. 센터 측은 당초 예상 관람객 1,000여명에 맞춰 일회용 태양관측 선글라스 등을 준비했으나 2,500여명이 몰리는 바람에 급히 관측 도구를 마련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오전 9시34분께 동남쪽 하늘에서 달이 해의 오른쪽(서쪽) 귀퉁이를 가리기 시작하자 광장은 "와!" 하는 탄성과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했다. 태양이 보름달, 초승달 모양으로 변해갈수록 환호성은 더 커졌다. 이모와 함께 온 김지환(6)군은 "달님이 해님을 야금야금 베어 무는 거래요. 그림책보다 더 신기해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국립과천과학관도 이날 오전 8시부터 몰려든 인파가 1,500명을 훌쩍 넘는 바람에 보유 중인 천체 관측전문 망원경 4대를 전부 가동했다. 참석자들은 구름 사이로 태양이 비칠 때마다 "저것 봐. 나온다, 나온다!"고 외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도 휴가철을 맞아 몰려든 시민들로 주최측이 설치한 천체망원경 10대 모두 100m 이상 줄이 이어졌다.

'61년만의 장기 일식'에 대한 호기심은 도심 빌딩숲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회사원들은 점심시간을 앞당겨 식당 건물이나 거리에서 일식 장관을 즐겼다. 회사원 이영규(34)씨는 "팀 동료 8명 모두 함께 거리에서 셀로판지를 돌려가며 달이 해를 삼키는 것을 지켜봤다. 동심으로 다시 돌아간 듯 동료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체사진 동호회 게시판 등 인터넷에는 직접 찍은 일식 사진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10여년 취미로 천체관측을 해온 강지수(34)씨는 "구름을 필터 삼아 사진을 찍었는데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일식 현상을 생중계 한 세계천문의 해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등은 접속자가 폭주해 한때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부분 일식으로 햇볕이 차단되면서 오전 11시 이후 전국 기온이 일시적으로 2~4도 정도 떨어졌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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