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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號 '개혁·안정' 두 토끼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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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號 '개혁·안정' 두 토끼 잡기

입력
2009.07.2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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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국세청장이 취임 후 첫 인사를 단행했다. 국장급과 1급 16명을 바꾸는 대규모 인사다.

백 청장은 스태프기능을 맡을 본청 국장에 젊은 기수를 전진배치하는 대신, 지방청장에는 고참기수를 내려보냈다. 개혁과 안정, 세대교체와 조직화합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꽤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데, 첫 작품치고는 상당히 '절묘한 인사'란 게 국세청 안팎의 평가다.

국세청은 23일 3자리 1급 인사로 ▦본청 차장에 이현동 서울청장 ▦서울청장에 채경수 본청 조사국장 ▦중부청장에 왕기현 본청 전산정보관리관을 각각 선임했다. 이현동 차장은 경북, 채경수 서울청장은 부산, 왕기현 중부청장은 전북 출신이어서, 지역적 균분도 잘 이뤄졌다는 평가다.

국장급 인사에선 그동안 본청 보직국장을 맡았던 행시 23~24회 인사들을 지방청장으로 이동시키고, 대신 본청 주요 국장에 행시 27회 중심의 '젊은 피'들을 집중 배치한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 지방청장의 면면을 보면 ▦부산청장에 허장욱 납세지원국장 ▦대전청장에 김영근 근로소득지원국장 ▦광주청장에 임성균 감사관 ▦대구청장에 공용표 개인납세국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들 지방청장들은 현재 국세청내에서 최고참급에 속한다.

본청 국장 중에선 '국세청의 꽃'으로 불리는 조사국장에 행시 27회의 송광조 서울청 조사1국장이 발탁된 것이 하이라이트다. 2~3기수를 뛰어넘는 이 발탁인사를 통해 백용호 청장의 세대교체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근로소득지원국장에는 김문수 서울청 납세지원국장 ▦기획조정관에 김덕중 대전청장 ▦법무심사국장에 조홍희 법인납세국장 ▦개인납세국장에 이종호 법무심사국장 ▦법인납세국장에 이전환 기획조정관 ▦부동산납세국장에 원정희 중부청 조사1국장이 각각 선임됐다.

특히 본청 국장 7자리 가운데 행시 27회(송광조 조사ㆍ이종호 개인납세ㆍ이전환 법인납세ㆍ김덕중 기획조정관)가 4자리를 차지했다.

서울청 조사1국장에는 임환수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이, 중부청 조사1국장에는 하종화 중부청 조사2국장이 각각 자리를 옮겼다.

국세청은 이번 인사에 대해 "본청 국장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전문성과 개혁성에 비중을 뒀다면 지방청장은 어려운 세정여건을 감안 해 경륜과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즉, 백 청장은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정책적으로 보좌할 본청 국장들을 젊게 가져감으로써, 이들을 통해 변화와 혁신의 '백용호식 세정개혁'을 끌고 가겠다는 뜻을 천명한 셈이다.

대신 실무세정이 중시되는 일선 지방청장에는 고참기수를 배치함으로써, '전면적 물갈이'우려를 불식시키고 조직의 동요를 최소화하는데도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보면 신임 백 청장이 앞으로 국세청을 어떻게 끌고갈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며 "개혁과 안정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맞추려는 뜻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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