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위 크기를 줄이는 '루와이 우회술(LRYGB)'이 제 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복강경수술센터 김응국ㆍ이홍찬 교수팀은 2003~2009년 6월말까지 복강경을 이용한 루와이 우회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36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31명(86%)이 수술 후 먹는 혈당강하제와 인슐린 주사를 모두 끊을 정도로 건강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혈당치(정상치는 60~110㎎/㎗)가 수술 전 평균 204㎎/㎗에서 113㎎/㎗로, 당화혈색소(HgA1Cㆍ적혈구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상태. 정상치는 4.0~6.0%)) 수치도 수술 전 평균 8.8%에서 6.5%로 12개월 만에 떨어졌다.
이 결과는 대한내시경복강경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 미국비만대사외과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각각 발표됐다.
1960년대 개발된 루와이 우회술은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을 통해 위를 15~20㏄ 크기의 작은 달걀 정도로 조그맣게 만들어 나머지 위와 분리해 놓고 소장을 올려서 연결하는 수술이다.
이를 통해 위의 크기를 줄여 음식 섭취를 제한하고 식욕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음식이 위와 십이지장을 우회하도록 해 음식물이 소화액과 접촉하는 기회를 줄여 칼로리 흡수를 줄게 한다. 수술은 3시간 정도 걸린다. 미국에서 시행되는 비만 수술의 85%가 이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며, 매년 20만 건 정도가 시행된다.
미국 미네소타대 부처드 박사팀이 루와이 우회술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합병 고도 비만 환자 2만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2008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하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부처드 박사팀이 밝힌 제2형 당뇨병 치료율도 85%였다.
이 수술이 당뇨 치료에 도움이 되는 원리는 위 용적이 크게 줄어 음식물이 머물며 소화 흡수될 공간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또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십이지장을 대신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소화 효소(인크레틴)를 왕성하게 분비하도록 한다.
다만 이 수술은 선천성, 즉 인슐린 분비가 전혀 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에는 효과가 없고 비만과 노화, 스트레스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떨어진 제2형 당뇨병에만 적용된다. 국내에는 성인 9.8%인 300만명 정도가 제2형 당뇨병 환자로 추정되고 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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