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분기 영업 이익 1조원 시대를 열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올렸다.
LG전자는 2분기에 국내와 해외 법인을 합친 연결 기준으로 매출 14조4,974억원, 영업이익 1조1,33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깜짝 실적만큼 기록들이 잇따라 쏟아졌다. 분기 영업 이익 1조원 돌파는 물론이고 분기 매출이 14조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원래 잘 나가던 휴대폰과 LCD TV가 앞에서 끌고 백색 가전이 뒤를 든든히 받친 덕분에 5개 사업부문 모두 흑자를 거뒀다.
휴대폰 '더블 일레븐' TV 'LCD 효과' 백색가전 '내셔널 쇼퍼 제품'
특히 휴대폰 사업의 성과가 눈부시다. 영업이익률과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각각 처음으로 두 자릿수(11%)를 기록하며 '더블 일레븐'을 찍었다.
LG전자는 2분기에 '쿠키폰', '메시징폰' 등 히트제품이 잇따라 탄생하며 휴대폰 2,980만대를 판매해 사상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5, 6월 연속해서 월 1,000만대 이상 판매해 4조9,000억원의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 5,375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영업이익률은 11%를 기록했고, 세계 시장 점유율이 11.1%에 이를 전망이다.
TV(홈엔터테인먼트) 사업은 LCD가 없어서 못파는 LCD 특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2분기 LCD TV 판매량이 355만대로 전년 동기(236만대) 대비 51% 늘면서 홈엔터테인먼트TV 사업부문은 매출 4조5,086억원, 영업이익 2,23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환율 효과까지 겹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66억원) 대비 무려 740%나 뛰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LCD TV 판매량이 전년 대비 모두 2배 이상 늘었다"며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겨냥한 대형과 중소형 TV를 함께 판매한 전략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세탁기 냉장고 등 백색가전은 TV와 휴대폰에 가려졌지만 사실상 LG전자 실적을 받친 숨은 공신이다. 백색가전이 경기에 민감한 품목이어서 올해 실적이 안좋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2분기에 매출 2조3,388억원, 영업이익 1,80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9% 증가하며 TV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결은 제품군 확대였다. 그동안 LG전자는 가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고가 제품 위주의 전략을 펼쳤으나 5월부터 이를 중가 제품(내셔널 쇼퍼용 제품)까지 확대하며 경기가 위축된 미국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이밖에 에어컨과 공공 디스플레이 등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부문도 각각 1,749억원, 136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3분기 전망도 긍정적
3분기 전망도 밝다. LG전자는 3분기에 TV와 휴대폰의 판매 성장세가 이어져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 이상 성장하고 수익성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에는 전 부문에 걸쳐 전략 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프리미엄 휴대폰인 '블랙라벨' 신제품과 삼성전자와 같은 엣지형 방식의 40인치대 LED TV가 9월에 나온다. 백색가전도 3분기가 에어컨과 김치 냉장고의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판매 호조를 기대할 만 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 경기와 경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호실적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올해 3분기도 지난해 3분기 수준의 수익성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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