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72) 이탈리아 총리가 또 다시 스캔들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그가 성매매 여성과 침실에서 대화한 내용이 담긴 '물증'이 폭로됐다.
이탈리아 주간지 레스프레소에가 최신호에서 지난해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밤샘파티에 불려갔던 성매매 여성 패트리지아 다다리오(42)와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 등 외신이 20일 전했다.
이 녹취록에서 베를루스코니는 다다리오에게 "나도 샤워하러 갈 테니, 끝났으면 네가 먼저 큰 침대에서 나를 기다리는 게 어때"라고 말하고 있다. 이 여성은 "어떤 침대에서, 푸틴 침대?"라고 되묻는다.
푸틴은 블라디미르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이다. 베를루스코니가 푸틴 전 대통령이 잠자리에 들었던 기둥 4개짜리의 침대 한 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분에는 베를루스코니가 다다리오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거의 잠을 자지 않고서도 연설을 잘 해낼 수 있어 스스로에게 놀랐다'고 말하는 대목도 담겨 있다. 다다리오와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4일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다리오는 베를루스코니와 두 차례 만나 속삭인 내용을 녹음했다고 밝혔다. 두 차례 만남 모두 베를루스코니가 젊은 여성들을 자택에 초청한 자리에서 이뤄진 것으로 자신은 모두 5,600달러를 받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다다리오는 앞서 베를루스코니가 로마 저택에서 20여명의 여성과 파티를 즐겼으며 그의 침실을 촬영한 휴대전화 동영상도 갖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다다리오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로마 저택과 휴양지 사르디니아의 한 빌라에서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진 어느 기업가에 대한 조사에 연루돼 있다. 그는 총리와의 대화 내용을 수사관들에게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자유국민당의 다니엘레 카페초네 대변인은 "이 주간지가 이미 죽은 스캔들을 재탕하려 하고 있다"고만 밝힌 채 녹취록의 진위여부는 거론하지 않았다. 주간지 레스프레소는 베를루스코니가 18세 속옷 모텔의 생일파티에 갔던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 보도로 총리 부인인 베로니카 라리오가 공개적으로 이혼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 잡지는 4월 말 이후 연달아 터진 스캔들을 해명할 것을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요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는 지금까지 모든 스캔들을"새빨간 거짓말로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부인하고 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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