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자동차에 이어 이번엔 금융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금융업종의 주가는 한달 전에 비해 무려 12% 가깝게 올랐다. 그간 낙폭이 컸기 때문에 성장폭도 큰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실적이 보증수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업종 중에서도 증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단연 증권주. 증시 변동성과 워낙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탓이다. 증시가 좋으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그만큼 위탁매매(거래수수료)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의 실적도 당연히 좋아진다. 증시가 좋을 때는 증권주에 투자하는 게 정석이다.
이미 많은 오른 것이 부담이라면 부담. 그러나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싼 가격은 아니지만 3분기 증시가 고점을 형성한다고 봤을 때 추가 매수여력은 남았다"고 했다.
다만 4분기 증시가 조정을 받게 되면 가장 먼저 빠질 수도 있는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거래대금이 지금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높지않고 뚜렷한 이익모멘텀도 찾기 어려워 보이지만 증시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인 만큼 단기적으로 보유한다면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추천 종목은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대우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다.
금융주 중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은행이다. 시장평균보다 더 많이 뛰어올랐다. 이는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는 미국 은행실적에 따른 영향과, 국내 은행의 2분기 순이익(1분기 대비 401%증가)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덕택이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신용위험에 따라 국내 은행의 자금조달 및 신용등급이 영향을 받는 등 미국 은행주의 영향이 크다"며 "최근 미 은행의 실적 안정은 국내 은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미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주는 향후 10%이상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 연구원은 실적개선이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을 추천했다.
반면 금융주 중 가장 안 오른 종목은 보험이다. 그런 만큼 추가 매수 여력이 크고 향후 꾸준한 성장도 기대된다.
물론 보험주의 부상을 짓누르는 요인도 있다. 실손형 민영의료보험상품의 보장범위 제한과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이다. 허대훈 연구원은 "의료비 보장범위가 90%선에서 일괄적으로 정해지면 생명보험상품과 손해보험 상품의 차이가 거의 없어지는 셈이기 때문에 100%를 보장했던 손보사 입장에서는 타격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험업종 전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오히려 금리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다. 강승건 연구원은 "보험주는 실적이 크게 나빠질 부분이 없고,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을 받는 만큼 현재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내년 3월까지 본다면 금리나 실적 측면에서 다소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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