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때문에 울고, 웃는 게 우리 증시의 숙명. 21일까지 닷새나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 덕분에 우리 증시는 함빡 웃고 있다. 그러나 한껏 분위기를 띄우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떠나버리는 습성 때문에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 외국인 자금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타가 아닌 장기투자 성격이 짙어 쉽게 돈을 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급의 키를 쥔 외국인이 변했다면 추가상승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교보증권은 21일 보고서에서 "3월부터 단기 헤지펀드성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지만 최근엔 미국 및 영국계 자금의 유입도 동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성 자금(미국계)이 단기성(헤지펀드)보다 두 배 가까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헤지펀드성 자금은 순유입으로 돌아선 3월 이후 매달 급감하고 있지만, 미국 및 영국계 자금은 매달 늘어나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주가 폭락의 주범이었던 단기 자금은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 썩 반가운 손님은 아니었다. 반면 미국 및 영국계 자금은 통상 중장기적 투자 성격을 띠며 매매 방향도 일정기간 지속된다는 게 교보증권의 설명이다.
외국인의 주식매매회전율(매매대금/월별 시가총액평균×100)도 살펴볼 만하다. 값이 적을수록 장기투자라고 볼 수 있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월별 외국인의 주식매매회전율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전년대비, 전분기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돼 외국인의 순매수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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