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이 당파싸움의 뿌리라는 이유로 내렸던 서원철폐령의 실체를 확인시켜 주는 유물이 최초로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경남 창녕군 관산서원의 사당터 복원을 위한 터파기 작업중 땅 속에 묻힌 옹기 안에 들어있는 위패를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영남5현 중 한 사람인 정구(鄭逑ㆍ1543~1620)의 위패로, 옹관처럼 옹기를 맞붙이고 그 둘레를 기와로 감싼 형태의 유물이 땅 속에 묻혀 있고 그 안에 위패가 봉안돼 있었다.
관산서원은 정구가 사망하던 해 위패를 모시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숙종 37년(1711년) 임금의 사액(賜額)을 받은 사액서원이었으나 서원철폐령에 따라 1871년 헐렸다. 이 지역 18개 문중은 1899년 서원이 없어진 자리에 관산서당을 세워 현재까지 보존ㆍ관리해 왔다.
고종실록에 따르면 대원군은 1868년과 1871년 전국의 서원 1,700여곳 중 47곳만 남기고 모두 '철원매주(撤院埋主)'하라는, 즉 서원을 철폐하고 위패인 신주를 묻을 것을 명하는 영을 내렸다.
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대원군의 서원 철폐와 관련된 유물 자료로 확인된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서원 복원작업이 진행되면 이 같은 유물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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