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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선덕여왕' 이요원/ "미실과 대결 위해 지금은 담금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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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선덕여왕' 이요원/ "미실과 대결 위해 지금은 담금질 중"

입력
2009.07.2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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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쏟아지던 뜨거운 날이었다. 15일 경기 의정부시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 야외촬영장에서 만난 '덕만이' 이요원은 푸른색 낭도복 차림이었다. 긴팔 상의에 긴 바지, 가죽장화에 손목부터 팔꿈치까지를 완전히 덮는 검은 팔덮개까지 착용한 그는 몹시 더워 보였다.

게다가 이마를 덮은 띠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바위를 목검으로 내리치는 김유신(엄태웅)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지켜보기만 하는데도 입에서 절로 "더워요, 너무 더워요"가 나올 정도였다.

최근 백제군과의 전쟁 장면을 찍느라 경주, 문경, 철원, 용인, 안면도 등 전국을 누비며 사력을 다한 그는 비록 전투 신은 끝났지만 더위 때문에 여전히 고생하는 듯했다. 전투 장면을 위해 진흙탕을 뒹굴다 피부병까지 걸렸던 그는 몸이 괜찮으냐는 질문에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며 씩씩한 미소를 지었다.

이요원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선덕여왕'이 16회 전국시청률 31.8%(TNS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연일 기세를 올리고 있다. 초반 빠른 전개와 미실의 카리스마로 시청자를 빨아들였던 '선덕여왕'은 최근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벌이는 덕만과 미실의 심리전이 본격화하면서 회가 거듭될수록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요원이 맡은 덕만은 여왕이 될 몸이지만 미실의 음모로 태어나자마자 궁궐 밖으로 도망치며 갖은 고초를 겪는 인물이다. 젊은 시절 고생했던 덕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요원 역시 풀밭에서 진흙탕에서 뛰고 또 뛰며 덕만과 함께 고난을 온몸으로 겪었다.

연기생활 12년 동안 한 고생이 여기서 한 고생보다 못하다고 느낄 정도로 그는 힘들게, 그러나 온 몸을 던져 열심히 촬영했다. 드라마 '대망'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이 액션 연기를 하며 고생하는 것을 보고 "나는 저런 것 절대 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까지 했다던 이요원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이요원의 연기 인생에서 중요한 변환점이다. 이제까지 이요원은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트럭을 타고 물기 어린 눈으로 광주 시민에게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외치던 간호사 신애 같은, 가녀리면서도 청초한 느낌을 주는 역을 주로 맡아왔다. 그런 그에게 전쟁터에서 싸우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당찬 덕만 역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선덕여왕이라는 인물 자체가 새로웠고 궁금하기도 했어요. 대본을 봤을 때 선덕여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느꼈고, 한 드라마에서 낭도와 궁주, 여왕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그가 새로운 전환점 마련을 위해 선택한 선덕여왕 역이었지만 미실역의 고현정이 강한 카리스마로 호평을 받으면서, 미실과 대결 구도를 이루는 덕만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도 들린다. 연기 변신이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요원은 "새로운 도전이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캐릭터 등에 대해 너무 주변에서 말들이 많아 힘들다"고 말했다.

"일단 지금은 선덕여왕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선덕여왕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저는 너무 어려운데, 얘는 덕만이에요. 일개 낭도이고 신분 차이도 엄청나서 미실한테 이길 수가 없죠. 잘못하면 미실한테 죽을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잘 인식 안 하는 것 같아요."

아직 날개를 펼치지도 못한 덕만을 두고 이미 최고의 권력자인 미실과 비교해 미스캐스팅 운운하는 말들이 많은 것에 이요원은 속상해하는 눈치였다.

이제부터 덕만의 출생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며 드라마가 더 재밌어질 거라고 이요원은 기대감을 심어줬다. 이요원이 앞으로 더 존재감 있는 배우가 될지 안 될지는 앞으로 그가 어떤 선덕여왕이 되느냐에 달렸을 거라는 생각이 스치듯 들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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