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인도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7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는 당초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인도의 동참을 얻어내는 것과 파키스탄-인도 관계 개선 요청이었다. 하지만 인도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지구온난화 문제에 있어 단 한 발자국의 진전도 얻어내지 못했다. 인도의 반발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장면은 19일 클린턴 장관이 뉴델리 내 환경친화적 사무 건물인 ITC그린센터를 방문한 후, 인도 환경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는 자리에서였다. 자이람 라메시 장관이 "확실하게 말해 두자면 인도의 입장은, 법적 효력을 지니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받아들일 입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클린턴 장관으로서는 눈 앞이 깜깜해질 법한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안을 두고 선진국과 신흥국의 의견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8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도 드러났듯 선진국은 12월 체결하는 새 유엔기후변화협약에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80% 감축안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인도, 중국 등은 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인도 내 반발은 상상 이상이다. 미 기후변화 특사인 토드 스턴의 방문을 앞두고 인도 일간지들이 '특사 방안이 인도를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라는 제목을 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뭄바이 테러 이후 경색된 인도-파키스탄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역시 수확이 없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 정부가 테러 관련자를 처벌하고 관련 시설을 전면 폐쇄하기 전에는 대화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