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포인트' 인사로 서둘러 임명된 차동민 신임 대검 차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로 출근, 검찰총장 직무대행 업무를 시작했다. 이로써 검찰 지휘부 집단공백 사태는 어느 정도 해소되게 됐고, 청와대는 시간 여유를 갖고 충분한 검증을 거쳐 차기 검찰총장을 내정할 것으로 보인다.
차 차장이 검찰 2인자급인 대검 차장에 임명되면서 추후 검찰총장 인사에 대한 몇 가지 밑그림도 드러나고 있다. 차 차장이 사법시험 22회(사법연수원 13기)로 현재 검찰 내부에서 최고참이라는 점 때문에 차기 총장은 검찰 내부가 아닌 사시 21회 이상의 외부인사 중에 임명될 것이라는 점이 거의 확실해졌다.
차 차장이 차기 총장 인선 이후에도 유임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경기 평택 출신으로 지역색이 없는 차장의 선택은 차기 총장 인선에서 출신지역의 선택 폭을 넓게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총장의 지역안배는 차장과의 관계에서보다는 다른 권력기관장 및 법무부장관과의 관계에서 의미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임 총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차장의 자리는 유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군은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내정 이후 사퇴했던 사시 20회의 권재진(56ㆍ대구) 전 서울고검장, 사시 21회의 문성우(53ㆍ광주) 전 대검 차장과 김준규(54ㆍ서울) 전 대전고검장, 신상규(60ㆍ강원) 전 광주고검장 등이다.
권 전 고검장의 동기로 올 1월에 퇴임한 박영수(57ㆍ제주) 전 서울고검장과 김태현(54ㆍ대구) 전 법무연수원장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법무부는 총장이 내정되면 정식 임명에 앞서 내정자와 협의해 고검장급 고위간부 인사를 앞당겨 단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후보자의 낙마로 검찰 인사가 미뤄졌지만, 법무부는 이미 인사안을 대강 마련해 놓고 있다. 때문에 신임 총장이 내정되면 검찰조직이 조기에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서둘러 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안이다.
차 차장은 이날 공식 업무 개시와 함께 확대간부회의를 소집해 "새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모든 검찰 업무를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민생범죄에 단호하게 대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찰이) 흔들린다는데 반석 위에 놓을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며"업무를 빨리 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인사에 대해선 "총장이 내정된 다음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더 이상의 '원 포인트'인사는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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