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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공권력 투입/ 警 '화약고' 도장공장 200m 앞 전진… 노조 '새총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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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공권력 투입/ 警 '화약고' 도장공장 200m 앞 전진… 노조 '새총 저항'

입력
2009.07.2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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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퇴거명령 강제집행에 나선 20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주변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불붙은 타이어에서 내뿜는 연기가 공장을 뒤덮고, 노조가 쏘아대는 볼트, 너트를 피해 법원 집행관들이 도망치듯 빠져나가는 모습은 과연 이곳이 자동차를 만들던 공장인가 의심케 하기에 충분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집행관 일행이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을 통해 사측 임직원 2,800여명과 함께 공장 안으로 진입한 것은 이날 오전 10시. 법원 집행관 2명, 사측 법무지원실장, 변호사 및 수행원 등 5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정문에서 약 500m 떨어져 있는 도장공장 3층 노조사무실에 들러 퇴거명령 최고장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노조원들이 공장 옥상에 설치된 대형 새총으로 쏜 손가락 크기의 볼트와 너트가 화살처럼 바람을 가르자 황급히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집행관 일행은 오전 10시45분과 11시10분 경찰 1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2,3차 진입을 시도했지만 노조원들은 이번에도 새총 수십 발을 쏘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이들은 11시30분께 퇴거 요청 방송을 한 뒤 현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사측 도장2팀 직원 1명이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이상구 법무지원실장은 "단순히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하는 위협 수준이 아니라 실제 집행관 일행을 겨냥해 볼트와 너트를 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특히 이날 낮 12시40분께 노조 정책부장 이모(34)씨의 부인 박모(29)씨가 경기 안성시 공도읍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는 더욱 험해졌다. 노조측은 도장공장 앞 공터에 타이어 수십 개를 쌓은 뒤 불을 지르고 "무리한 공권력 투입의 결과는 모두가 죽는 것 뿐"이라고 경고방송을 잇따라 내보냈다.

가족대책위원회도 오후 3시30분께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공권력 투입을 당장 중단하라"면서 "모든 노조원들과 그 가족들은 사측에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피를 말리는 대치상황은 경찰이 도장공장 주변 200m에서 더 이상 전진하지 않고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쪽으로 돌아서자 서서히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노조도 방송만 내보낼 뿐 더 이상의 과격한 행동은 자제했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은 경찰관 3,400명과 소방차, 조명차, 굴절 사다리차, 헬기 등 장비 30여대를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사측은 이날 오전 11시20분께 공장으로 유입되는 물과 가스를 끊었다. 최상진 기획재무본부장은 "노조원들이 점거농성을 풀고 빨리 나오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사측은 그러나 전기를 끊을 경우 공장 내 기계류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전력공급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평택지원 측은 빠른 시일 내에 강제집행을 재시도하되 노조의 저항이 극렬한 만큼 시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거쳐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강희경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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