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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뻔한 '배수진 담판'… 서로 '찔끔 양보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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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뻔한 '배수진 담판'… 서로 '찔끔 양보안' 제시

입력
2009.07.21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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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국회 본회의장 점거 6일째인 20일 마침내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수정안을 마련해 협상에 나서고 민주당도 나름대로의 복안을 준비해 협상장에 들어가 극적 타결의 기대도 적지 않았던 만큼 아쉬움은 더 컸다. 하지만 여야가 21일 다시 만나 양당의 격차를 좁히는 노력을 갖기로 한 만큼 막판 타결의 실낱 같은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간의 담판은 오후에 들어서 시작됐다. 당초 오전 10시 비공개 협상을 열 예정이었으나 10시30분으로 한 차례 협상이 연기된 뒤 이날 오후 2시가 넘어 서울시내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동이 이뤄졌다. 국회 문방위 간사인 한나라당 나경원, 민주당 전병헌 의원도 배석했다. 회동에서 한나라당 측은 매체합산 점유율(30%)로 사후규제하자는 박근혜 전 대표안을 대폭 수용하고, 신문이 방송에 진입할 때 경영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문 구독률에 의한 진입제한 규정을 두는 사전규제가 포함된 수정안을 새롭게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또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지분 소유 비율을 기존안인 20%, 30%, 49%에서 각각 10%, 20%, 30%로 대폭 낮췄다. 민주당도 신문시장점유율 10% 미만 신문사만 보도를 포함한 종합편성채널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 기존 방안에서 기준 점유율을 더 늘리는 등 조건을 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오후 9시30분께 여야는 결국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나 의원과 전 의원은 이날 협상이 끝난 뒤 "양당이 처음으로 미디어법에 대한 입장을 확인한 것이 성과"라며 "양당이 협상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21일 다시 입장을 좁히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여야는 전날 돌출한 '박근혜 변수'에 대응하면서 상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의 이번 임시국회 처리 입장을 확고히 다졌고, 민주당은 '날치기 강압처리를 포기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박근혜 전 대표의 '당장 표결 시 반대표 행사' 언급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한 집안 단속으로 분주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오전 의원총회에서 '초지일관'을 거론하며 "미디어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무능한 정당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비공개 의총에서 그는 "며칠만 더 기다려 달라. 민주당 협상안에는 진정성이 없다. 국민과 약속을 지키고 신뢰받는 정치인이 되자"고 말했다.

민주당도 결사항전 의지를 불태우며 한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태도가 변하는 것을 보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여당 내 균열 조짐을 예의주시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지렛대로 삼아 압박하는 전술에 화력이 집중됐다.

이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진실을 호도하고 한나라당 내분을 봉합하기 위해 협상한다면 문제를 결코 풀 수 없다"며 "깡패집단도 저렇게 할 수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추미애 의원은 "직권상정한다면 백주 대낮에 민주주의를 찬탈하려는 쿠데타다"고 결기를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협상 결렬 시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에 들어갈 것에 대비한 작업이다. 소속의원과 당원 등 400여명은 국회 본청 계단에서 '언론악법 강행음모 규탄대회'를 열었고, 원외위원장 20~30명은 릴레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박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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